흙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흙속에는 60여 종이 넘는 원소가 모여 복잡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흙 1g 속에 무려 3천만 마리가 넘는 미생물이 살고 있다. 흙속에서는 지금도 과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 같은 일이 무수히 일어나고 있다. 자연속의 모든 생명체는 상호 의존하고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순환한다. 흙은 식물한테 영양을 제공하고 식물체는 다시 썩어 흙으로 돌아가 식물의 먹이로 남는다. 흙과 식물은 인류의 생명창고와 같은 고마운 존재다.

공기 중에는 단백질의 주원료인 질소(N) 성분이 전체의 70% 이상이나 들어있으나 인간은 그것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러나 식물은 뿌리에서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고정하는 비료공장 역할을 한다. 또한 공기 중의 탄산가스(CO2)를 받아들여 광합성이라는 과정을 거쳐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을 생산해 낸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수 영양소인 질소, 인산, 가리(N.P.K)는 흙에는 크게 부족하다. 매년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줘야 한다. 화학비료가 무조건 나쁘다는 일반적인 편견은 버려도 좋다.

모든 것이 적당하면 작물은 잘 자라고 환경도 보존할 수 있다. 지금 우리 토양은 화학비료 성분이 너무 많고 식물이 원하는 영양은 부족하다. 흙이 건강하고 작물재배에 적합한지를 진단해 이에 알맞은 처방을 받는 과정이 바로 토양검정이다. 가까운 농촌진흥기관에서 토양검정을 받아보고 작물이 원하는 최적의 영양소를 공급하는 일이 환경농업의 시작이다.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지속가능한 농업은 흙을 이해하고 흙을 살리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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