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문경‘수지누리식품’

■  기획특집 - 농촌 유휴공간 활용해 농촌활성화 꾀한다

▲ 폐교가 된 의산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수지누리식품’의 전경

넓은 운동장이 있어
공간을 마음껏 이용하는 게 장점
 흉물스럽던 폐교에서
 이젠 마을주민들 사랑방으로~

수지누리식품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6차(융복합)산업 인증을 받은 업체다. 6차 산업이란 농산물을 생산(1차)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가공(2차)하고 향토자원을 이용해 체험프로그램 등 서비스업(3차)으로 확대시켜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을 말한다.
1999년 폐교된 경북 문경시 산양면의 ‘의산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설립된 수지누리식품은 오미자청 전문 가공업체다. 현재 문경, 예천, 상주산 오미자로 최고의 오미자청을 만들고 있다. 친환경으로 재배한 오미자 원액을 전통 옹기에 발효시켜 만든 ‘레드인’은 통과하기 힘들기로 소문난 우체국 쇼핑몰 특산물 코너에 입점돼 판매되고 있다. 최근엔 홍차발효액에 오미자청을 혼합한 오미자 콤부차도 개발했다.

▲ 폐교를 리모델링한 1층은 오미자 제조 공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지누리식품은 10년 동안 방치돼 폐허가 된 의산초등학교를 1억5천만 원에 교육청 공매로 인수해 2011년 문을 열었다.
“처음 인수했을 땐 폐허였어요. 운동장에는 수풀이 무성하고 건물이 허물어져 마을주민들이 피해 다닐 정도였다니까요. 나무도 심고 정자도 만들고 운동장에 잔디도 깔고 해 지금의 모습이 된 거예요. 동네 주민들이 예전 학교 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고들 말해 주세요.”

수지누리식품 노춘수 사장은 넓은 학교 터가 무엇보다 맘에 들었다고 한다. 넓은 운동장과 학교 뒤뜰에 옹기를 두고 오미자청을 발효시킨다.
1층은 오미자청 제조 공장으로 사용하고 2층 330㎡의 교실 4칸을 체험장, 휴게실, 강의실, 숙박실 등 복합 편의 시설을 갖춘 체험장으로 탈바꿈시켜 투숙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수지누리식품의 체험장은 발효식품을 알리기 위해 콤부차 만들기, 오미자 담그기 등을 하고 시기에 따라서 고구마 체험, 감따기 체험을 위만리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한다.

“얼마 전엔 의산초등학교 졸업생들이 함께 모여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을 했어요. 체험이 끝나고 2층 예전 자신들이 공부했던 교실에서 1박2일로 숙박을 했는데, 다들 옛 추억을 공유하느라 너무들 행복해 하더라고요.”
노춘수 사장의 아내인 김현명 대표는 “폐교를 이용한 시설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변형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죠. 장소가 넓다 보니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정해진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물놀이, 바비큐, 운동장야영 등 융통성 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한다.

체험은 자연스럽게 판매로도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노동력은 마을 주민들의 몫이 된다. 처음에는 외부인의 유입을 꺼려 은근한 텃세를 부린 마을 주민들이 지금은 교량도 넓혀주고 체험객들 안내도 솔선수범으로 해준다. 주민들은 저녁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 더 아름다워지는 의산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폐교를 이용해 생산과 체험 그리고 숙박까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수지누리식품은 앞으로 ‘위만리 창조마을 사업’과 연계해 주민 소득 증대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 미니인터뷰 - 수지누리식품 노춘수 사장·김현명 대표

▲ 운동장에 직접 키운 포도를 따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노춘수, 김현명 부부

“폐교도 상업적 성공 가능”

인간·자연이 조화로운 먹거리 생산 목표

고등학교 교사 출신인 노춘수 사장은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다.
“우리 공장이 자리 잡은 의산초등학교 터가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충의(忠毅) 엄흥도를 모신 의산서원 바로 앞입니다. 엄씨 문중의 뜻을 모아 의산초등학교가 설립된 거죠. 마을의 충효사상을 기념하기 위한 ‘위만리 창조마을 사업’이 진행 중인데, 제가 추진위원장을 맡아 마을을 대표하는 기념적인 시계탑 건립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주민들의 텃세를 역사로 극복해 낸 셈이다.
 아내인 김현명 대표 역시 건강에 관심이 많아 오미자 가공공장을 시작하게 됐는데 “수지침을 좋아해서 회사이름도 ‘수지누리식품’으로 정했어요. 폐교를 이용해서도 얼마든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어요. 우리 회사도 연 3억 원 정도의 매출은 거뜬히 올리고 있거든요.”
김 대표는 옛 의산초등학교 자리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먹거리 생산’이라는 모토에 가장 적합한 입지가 바로 이 곳이란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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