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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데이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04)
박광희 기자  |  history8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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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6  11: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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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8일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정한 ‘쌀 데이(Day)’다. 쌀을 뜻하는 한자어 ‘미(米)’자가 파자하면 8월의 ‘팔(八)’자와, 18일이 ‘십(十)’과 ‘팔(八)’로 획이 돼 있는 것에 착안해 지정했다는 것. 게다가 쌀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농부의 손길을 여든여덟(88)번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8월18일(팔ᆞ십팔)로 지정했다는 것인데, 수확철도 아닌데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어릴 적 아버지는 말씀하셨지./ 오고 가는 정이란 허망하기 일쑤고/ 주고 받는 말이란 부질없기 짝 없지만 / 논밭에 심은 뿌리 헛 것 없다고/ 마음 허전하거든 씨앗을 가꾸라고 / 미리 아신 아버지는 일러 주셨지.’
ㅡ 고정희(1948~1991), 시 <모심기 노래>

그렇게 지고지순한 마음으로 종교같은 땅을 붙잡고 씨앗을 뿌려 가꾸며 천년만년 자자손손 살리라던 게 우리네 아버지들이요, 우리의 전통 농사였다. 그래서 천직(天職) 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늘과 우직스런 경험에 기대어 주먹구구식으로 농사를 짓는 아날로그식 농업은, 이젠 더이상 희망이 아닌 세상으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농림어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인구(231만5000명)는 해마다 줄고 있고(1년 전보다 4.4% 감소), 그나마 60~70대 고령농이 58.3%로 전체 농업인 10명중 6명 꼴이다. 농업생산성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들의 1인당 쌀 소비량(2018년 연평균 61kg)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잡곡을 더한 양곡 소비량도 고작 69.5kg정도다. 이같은 쌀 소비량 감소가 서구화 된 국민들의 식생활 환경 변화와, 1인가구 증가가 주된 원인이고 보면 누굴 탓할 일도 아니다.

다만, 갖가지 보조금으로 농민을 보호하려고만 하다 우리농업을 재래식 농법의 틀에 머물게 한 정부 정책도 농업퇴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막연하게 그 정책에 길들여져 그에 의존하려 드는 농업인들의 안일함, 후진성도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이젠 두말할 것도 없이 농업생산성과 품질을 끌어올리려 애쓰는 농업인들, 특히 청년농업인들을 집중 지원해 줘야 우리농업의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농장의 대형화·첨단화는 지금 세계 농업의 추세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디(ID)테크엑스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뒤의 농업용 로봇시장 규모가 350억 달러(약 41조4000억 원)가 될 것이며, 농업인구 감소, 인건비 부담 급증 등의 요인으로 24시간 작업이 가능한 수확로봇이 그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기술 적용 농장인 ‘스마트 팜’이 더이상 꿈이 아니다. 경쟁력을 통한 농업기술 혁신을 도모해야 우리 농업이 산다. 그럴 수만 있다면, 본질과 동떨어진 허울좋은 말장난 같은 ‘쌀 데이’가 없다한들 무슨 탈이 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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