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일본, 반성과 사죄로 상호공존의 길 모색해야박옥임 순천대학교 명예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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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6  1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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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
지리적으로는 근접해 있지만
정서적으로 결코 가까울 수 없다.

그것은 일본이 오랜 세월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침략해
온갖 약탈과 만행을 저지른
역사가 생생히 증명한다."

   
▲ 박옥임 순천대학교 명예교수(사회학)

우리는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지리적으로는 근접해 있지만 정서적으로 결코 가까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본이 오랜 세월에 걸쳐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침략해 온갖 약탈과 만행을 저질러왔던 역사가 생생히 증명하고 있어서다.
반만년 우리 역사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물론이고 동학농민전쟁 때도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일본의 총칼 앞에 목숨을 잃고 처참히 희생됐던가. 또한 근세에도 일본은 강압적인 병탄으로 우리 민족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았으며 온갖 자원을 수탈하는 파렴치함이 극에 달했던 반인간적인 전범국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닌가.

그럼에도 후안무치의 일본은 최근 수출심사 우대국가라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배제시키는 경제보복으로 우리 경제를 위기로 몰고 있다.
올해는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3·1독립만세운동과 상해임시정부를 수립한지 100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다. 또한 8월은 일본과 얽힌 두 날이 동시에 있어 희비가 교차한다. 15일은 일본이 패망해 우리가 해방된 날이었고, 다가오는 29일은 1910년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일이다.

그냥 보낼 수 없어 보름 전에 항일독립의 사적지인 중국 동북3성(지린, 헤이롱장, 랴오닝)을 탐방했다. 안중근 의사가 일제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하얼빈부터 시작해 만주 최고무장투쟁지인 미산과 봉오동전투 유적지와 홍암 나철 선생 등의 대종교 3종사 묘역은 물론 안중근 의사, 우당 이회영 선생 그리고 단재 신채호 선생 등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옥사한 뤼순감옥까지의 일정이었다.

특히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이라는 비인간적인 만행은 공포와 충격 그 자체였다. 독일 나치의 유태인 학살보다 더한 것 같았다. 비단 이것은 731부대에서만 한정돼 자행된 것이 아니었다. 용정 명동촌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인 시인 윤동주와 송몽규도 후쿠오카 감옥에서 생체실험에 의한 죽음 의혹을 제기한 유가족의 주장처럼 일제의 잔인함은 731부대 외에서도 광범위하게 자행됐다.

일제의 천인공노할 만행에도 불구하고 치열했던 독립투쟁은 곳곳에서 굽히지 않고 지속됐다. 특히 무단장(牧丹江)의 팔녀투강비에는 안순복, 이봉선이라는 우리의 여성독립운동가들도 추모하고 있었다. 당시 23세, 20세의 나이에 희생됐다니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빼앗긴 나라를 찾겠다고 목숨을 던진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피맺힌 원한과 한 맺힌 삶에 가해자인 일본은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단 말인가.

세계적인 전쟁사학자 존 톨런드(John Toland)는 <일본제국패망사>에서 일본을 주변의 나라를 침략하고 전쟁 범죄에 대한 반성이 없는 총체적인 모순 덩어리라 분석했다. ‘겉으로 예의가 바른 것 같지만 야만적이고, 정직한 것 같은데 믿기 어렵고 용감한 것 같은데 비겁하다’며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는 언제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예리한 분석이다. 이 책은 1972년 논픽션부분 퓰리처상을 받을 정도로 철저한 고증을 거친 유명한 책이다.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른 일본은 지금이라도 독일의 총리 빌리 브란트(1913-1992)처럼 우리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만 한다.

지금이라도 가해자인 일본이 반성과 사죄를 통해 한·일 갈등을 해결하고 상호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가 일본에 요구하는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 것이다.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권이 존중되는 인류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는 동반자 이웃으로 함께 하자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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