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8일은 쌀의 날이었다. 한자로 쌀 ‘미(米)’ 자를 풀이하면 八·十·八이라 8월18일을 쌀의 날로 정했고, ‘여든여덟 번 농부의 손길을 거쳐야 쌀이 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만큼 농부의 땀과 노력이 담겨있는 게 쌀이다. 요즘엔 대부분의 쌀농사 작업을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지만 쌀농사는 여전히 우리의 생명산업이다.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극복한 통일벼의 신화도 불과 반세기 전 일이다. 그런 쌀이 이젠 주곡의 위치를 위협받고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1인 가구의 증가, 대체식품의 홍수로 인해 우리 국민의 쌀소비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1970년 136.4㎏이었던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이 1998년 99.2㎏으로 떨어졌고,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61㎏까지 줄었다. 기술의 발달로 쌀 생산량이 증가하고 계속된 풍작으로 곳간이 넘쳐나지만 소비 감소로 쌀값이 떨어져 농민들은 울상이다.

정부가 이러한 쌀 과잉생산과 소비 둔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지원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기능성과 용도를 가진 품종을 개발하는 등 국산 쌀 소비 확대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다.
먹거리 홍수시대라 쌀이 아니더라도 세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요즘이다. 밥을 먹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시대흐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쌀은 우리의 주곡이란 점이다. 그리고 쌀이 생산되는 논의 공익적 가치도 무궁무진하다. 우리 쌀을 반드시 사랑하고 먹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