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방 - 농촌일자리 플랫폼‘푸마시’

지난 달 22일 강원도 삼척에서 발생한 전복사고의 희생자는 ‘원정밭일’을 가는 사람들이었다. 농촌은 지금 고령화와 인력수급문제로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출하시기를 놓치면 막대한 피해를 입는 농장주들은 원정봉고비(차량운행비)를 많게는 50만 원까지 지출하며 불법체류자까지 쓰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유휴인력과 농촌의 내국인을 농가에 연결해 주는 일자리 연계 플랫폼 사업의 활성화가 어느때보다 절실한 이때 2019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푸마시’ 김용현 대표를 만나봤다.

▲ 도시와 농촌의 연결고리 ‘푸마시’의 김용현 대표

-농사일을 거들어 주는 고유 풍속인 ‘품앗이’를 발음대로 표기한 것 같은데... ‘푸마시’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알다시피 농촌은 언제나 일손이 부족하다. 반면 도시에선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 귀농을 준비하는 대기업 퇴직자부터 여가시간을 활용하고 싶은 전업주부까지 농촌의 인력난에 손을 보태고 싶지만 진입이 쉽지 않다.
농가에선 바쁜 농번기에만 사람을 쓰고 도시의 사람은 남는 시간에만 일을하는 매칭서비스다.

-구인 구직 사이트나 인력공급업체와 다른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중개수수료가 없고 신뢰할 수 있는 내국인만을 연결한다.
푸마시 고객센터(1670-8211)를 통해 지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기테스트를 통해 회원을 선발한다. 테스트에서는 무엇보다도 일을 대하는 태도를 본다. 일을 한번 맡기면 내가 책임지고 누군가 다시 한번 더 점검하지 않게 꼼꼼하고 완벽하게 마무리 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선호한다. 실제 속도만을 중요시 하는 농장주는 우리에게 의뢰를 하지 않는 편이다.
다음은 소통능력과, 체력 그리고 일머리를 체크해서 회원을 선발한다. 선발된 회원은 4대보험과 월급제도가 가능하고 요일을 선택해서 일을 할 수 있다.

-하루 4시간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일의 효율을 위해서다. 하루 종일 2명 보다는 아침에만 4명의 작업자를 쓰는 것이 훨씬 업무효율이 좋았다. 우리 푸마시의 모토는 일을 완벽하게 마치고 ‘11시에 농장을 떠나는 것’이다. 농장주 입장에선 점심대접에 신경 안 써도 되고 오전에 일을 마무리 한 상태에서 오후일에 집중할 수 있어 반응이 좋은 편이다.
전북의 ‘뽕디이레농원’의 경우는 3년째 푸마시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매년 같은 작업자를 만나게 돼 계속해서 일을 가르치지 않아 생산성도 오르고 일하는 사람들도 농장주와 친밀감이 생겨 상호간에 만족도가 높다.

▲ 오전 11시에 일을 마친 ‘푸마시’ 회원들이 일이 끝내고 꿀맛같은 휴식을 즐기고 있다.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을 듯 싶은데...
농촌과 도시의 문화가 상충하다 보니 처음 어려운 점도 많았다. 일의 미숙함으로 인한 농가의 불만도 있었고, 푸대접에 마음이 상하는 회원도 많았다.
그래서 지금은 프로그램에 따라 일을 시작한다. 일단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한다. 그리고 최소 5분 이상 농장주변을 산책한다. 바로 농사일에 투입돼서 여기가 농장인지 공장인지 구분 못하고 작업하는 것보단 서로 인사도 나누고 농장을 둘러보며 일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농장코디네이터’의 작업시범을 보면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농장 코디네이터’란 직업은 생소하다.
농장코디네이터는 도시와 농촌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도시인과 농장주의 소통을 돕고 갈등을 중재하는 새로운 직업이다. 미리 농장주의 요구사항을 듣고 이를 현장에 전달한다. 작업중반에 달라지는 작업환경에도 잘 대처하게 도와주어 작업효과가 현저하게 좋아진다. 현재 86명의 코디네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회원들은?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3개월에 투잡으로 220만 원 정도 버는 분들이 있다. 오전엔 농장에서 일을 마치고 이마트에 일하는 주부도 있고, 2시에 태권도장을 오픈하는 태권도 사범님은 직접 자신의 셔틀버스로 농장을 오가며 일을 한다.
특히 (주)푸마시 제주의 청년회원들은 오전에 일을 마치고 오후에 서핑을 즐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자신만의 취미를 즐기며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
농촌의 애로사항은 결국 일손부족과 판로 확보다. 푸마시를 통해서 일을 한 사람은 직판과도 연결된다. 실제 감귤농장에서 일한 사람이 지인들에게 홍보해 200박스의 귤을 주문해 간 사례도 있다. 여주와 제주를 시작으로 내 딛은 작은 발걸음이 전국적으로 조금 더 확장 해 나갔으면 한다. ‘푸마시’를 통해 건강하고 당당한 농업생태계를 이뤄내고 싶은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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