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유 자급률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2009년 69.5%였던 것이 10년 만에 20%p 넘게 빠진 것이다. 일반 우유 소비는 줄었지만 발효유와 치즈 등 가공 유제품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연간 1인당 유제품 소비량은 같은 기간 30% 이상 증가했는데도 말이다. 수입산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려난 탓도 있지만 국산 원유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 영향도 크다.

우리나라는 소비 확대와 성장기 학생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우유를 학교급식으로 제공하는데 370억 원 예산을 쓴다. 그것도 전체 학생이 아닌 기초생활 수급자 등 형편이 어려운 학생만을 대상으로 한다. 다양한 유제품이 많음에도 하얀 우유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점은 특히 아쉽다. 유럽연합은 우유 이외에도 요구르트, 버터밀크, 발효유, 치즈 등 다양한 유제품을 막대한 예산으로 모든 유아부터 중학생에게 공급한다. 어렸을 때부터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다.

우리도 모든 학생에게 다양한 유제품을 공급하면 어떨까. 올해부터 초등학교 돌봄교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일간식제가 좋은 사례다. 전체 중학생까지 확대하는데 드는 예산보다 국산과일 소비 확대와 일자리 창출, 건강권 증진을 감안하면 편익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낙농업 진흥을 위해서 수급조절을 비롯한 예산보다 학교우유급식과 같은 소비촉진에 예산 비중 확대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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