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송영금 거제시연합회장

남편이 생활개선회 가입 먼저 권유
다양한 교육·봉사 있어 모두들 가입 희망

▲ 배움과 봉사의 산실인 생활개선회 활동을 통해 삶의 큰 보람을 느꼈다는 송영금 회장은 농촌에 사는 여성이라면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

전남 고흥이 고향…
남편과 ‘영·호남 커플’

전남 고흥이 고향인 송영금 회장. 거제 토박이인 남편과 경남 마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만난 이른바 ‘영·호남 커플’이다. 지역색이 달라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친정은 술을 전혀 안 먹는 반면, 처음 뵌 시아버님이 약주를 많이 드셔서 너무 깜짝 놀랐다고.
“시아버님 건강이 걱정돼서 제가 모시고 살아야겠다고 남편한테 먼저 말했어요. 오히려 힘들어서 안 된다고 남편이 계속 말렸는데 제가 고집을 부렸어요. 시댁은 아직도 읍내에서 버스를 2~3번 갈아타야 할 정도니 그때는 정말 깡촌이었어요.”

멀리서 시집 와 직장생활을 접고 시아버지 모시고 고된 농사일까지 도맡아한 송 회장. 지금은 규모를 줄였다지만 아직도 옥수수, 수도작, 유자 등을 남편과 둘이서 억척스럽게 해내고 있다. 그런 송 회장이 걱정돼서 남편이 제안한 게 생활개선회 가입이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설익은 농사일을 감당하려면 생활개선회에서 친분도 쌓고 보고 배울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남편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 세월이 벌써 30년 가까이 훌쩍 지나버렸다.

단체 활동이 적성에 맞아서인지 송 회장은 새마을부녀회와 농가주부모임까지 가입해 활동했다. 농가주부모임은 회장을 먼저 지내기도 했다. 지금은 13개 읍면동의 45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거제시연합회의 리더가 됐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는 송 회장.

“제가 회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중요하게 생각한 게 거제를 제대로 알자는 거였어요. 수십 년 살면서도 거제를 꿰뚫어 본다고 할 수 없어요. 거제라는 섬을 알기 위해 ‘섬앤섬길 걷기’를 통해 미처 몰랐던 거제의 모습을 알아가는 계기를 만들고 있어요. 이런 일들을 통해 바닥까지 떨어졌던 조선업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섬꽃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거제의 볼거리를 회원들이 알릴 수 있는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생활개선회는 배움과 봉사의 산실
남편이 처음 가입을 권유했을 때 얘기했던 것처럼 생활개선회는 다양한 배움의 산실이었다.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전통·이바지음식 교육, 미용기술, 천연염색, 규방공예, 민화 그리기, 서각 등을 교육받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예전에는 농업기술원에서 많은 교육들을 배웠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든 부분이다.
“200명이던 회원수가 400명 넘게 가입한 것도 농촌에서 접하기 힘든 교육이 많아서예요. 지금도 가입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데요.”

10월 말 열리는 거제섬꽃축제에도 거제시연합회는 빠지지 않는다. 9일간 열리는 이 축제는 10만 송이가 넘는 가을꽃부터 농심테마파크, 힐링허브랜드, 세계동백원과 거제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이다. 10월은 굴이 제철이라 생활개선회 부스에서 굴파전, 굴죽, 굴탕수육 등을 직접 만들어 파는데 수익금은 봉사활동을 위한 종잣돈으로 쓰인다. 특히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학부모단체에 컴퓨터를 비롯해 사무집기를 지원해주기도 했다고.

이외에도 지역봉사관에서 배식 봉사, 미용봉사, 요양병원 위문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미용봉사는 이동이 불편해 기본적인 가꾸기도 엄두를 못 내는 분들을 위해 회원들이 손재주를 발휘해 염색, 파마, 커트까지 해드린다. 노인지도자반이 중심이 된 요양병원 위문봉사는 건강체조와 마술, 노래와 율동으로 어르신들에게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웃음꽃이 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송 회장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농촌에서 살려면 생활개선회에 가입해야 한다는 남편의 말은 100%, 아니 200% 맞는 말이에요. 어디서 이렇게 배우고 봉사하며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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