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파와 마늘 등 일부 농산물의 작황 호조로 가격이 폭락해 재배농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고민과 희망을 품고 귀농한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눈길을 끈다. 경북 군위의 한 학생농부는 마늘을 재배했다가 가격 폭락으로 실망하고, 이듬해 양파로 작목을 전환했다가 또다시 쓴맛을 봐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충북 단양으로 귀농한 5년차 농부 A씨의 청원도 가슴 아프다.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고 귀농해 귀농창업자금을 융자 받아 600평 정도의 농지를 구입하고 아로니아를 친환경으로 재배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아로니아 재배가 확산되면서 가격이 폭락해 본전도 못 뽑고 폐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하는 수 없어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했더니 기관에서는 당초 지원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일을 한다며 보조금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는 민원 중 농산어촌 관련 청원은 극소수인데다가 국민의 동의를 얻을만한 관심사가 아닌 듯하다. 청원에 대해 20만 명 이상이 동의를 해야 기관에서 답변을 해주는데 농업관련 청원은 이에 턱없이 부족해 청원노출 기간인 한 달이 지나면 사라지고 만다. 이에 농업관련 기관들은 소수가 동의한 청원이라도 귀 기울여 성실히 답변해주길 바란다. 농업이 약자산업이고 농업인은 더더욱 약자 취급을 받는 현실에서 서로를 보듬어 격려하고 힘을 불어넣어 줘야 하지 않을까. 농업인들은 그러한 관심을 희망으로 삼아 오늘도 땅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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