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매년 국유림에 아까시나무 중심으로 150ha 조림

▲ 산림자원 효율화와 지속가능한 임업을 위해 밀원수림 조성과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진은 지난 15일 국회토론회 현장.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돈으로 매기면 얼마나 될까?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국민 1인당 249만 원의 혜택을 본다고 분석했다. 총액으로 따지면 126조 원 규모다. 토사유출 방지에 18조1000억 원, 산림휴양 17조7000억 원, 물을 저장하고 정화하는데 16조6000억 원, 산림경관 16조3000억 원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일회용품 대신 나무를 사용하자는 붐이 일어남에 따라 원료로서 목재의 사용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더 높이기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임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산림자원을 뒷받침하고자 토론회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위원장 주최로 지난 15일 개최됐다.

해외에서는 산림의 공익적 기능 뒷받침하는 세제 지원
밀원수 활성화되면 고정양봉시스템으로 양봉농가 혜택 커

일본·독일, 세제혜택으로 뒷받침
토론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민경택 연구위원에 따르면 “일본은 임업의 수익성 저하와 방치되는 산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산림환경세와 산림환경양여세를 신설했다”면서 “산림환경세는 6200만 명의 납세의무자에게 각각 1000엔(약 1만945원)을 징수해 사유림 면적과 임업종사자 수에 다라 지자체에 배분하는 것이며, 산림환경양여세 용도는 산림 인재육성, 목재이용 촉진과 보급·개발 등”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산림면적이 국토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처럼 일본도 66%가 산림이며 영세한 사유림의 효율적인 관리 필요성이 대두돼 우리와 비슷한 측면이 많다.

민 위원은 이어 “독일은 지형이 험하고, 불리한 기후와 토양으로 수익성이 낮은 지역, 자연환경과 농촌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임업 경영을 계속해야 하는 경우 ‘임지균형지불금’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지불금은 기본금액과 수당 A·B로 구성되며, 50ha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경영 효율화를 위해 1980년대 중반부터 조림 권장수목에서 제외돼 잡목으로 외면 받으면서 12만5000ha였던 분포면적이 2016년 2만6465ha로 급격히 줄어든 아까시나무를 다시 적극적으로 심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정주상 교수는 “아까시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빨리 자라고, 토양개량과 왕성한 뿌리번식으로 토사유출 방지에 뛰어난 아까시나무 국토녹화사업의 주역이었다”면서 “숲가구기 사업이 용이하고, 낮은 병충해 피해와 미적으로도 수려할 뿐 아니라 양봉농가 절반이 가장 선호하는 밀원수(蜜源樹)로 아까시나무를 꼽았다”고 밝혔다. 산림청도 국유림을 중심으로 밀원수림 150ha를 매년 조성하기로 했고, 아까시나무 위주로 심기로 했다. 또한 정 교수는 “밀원수 조림을 지원하기 위해 국유림뿐만 아니라 사유림에도 적극적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양봉·임업 6차산업단지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옮겨가지 않고 한 곳에서 양봉 가능해져
이에 산림청 한창술 산림자원과장은 “지자체 소유의 공유림은 경제림 조성 시 10% 범위에서 산주가 소득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산주나 양봉농가가 밀원수를 심으면 조림비의 90%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특히 밀원수이자 단기소득을 올리기 좋은 헛개나무, 밤나무, 황칠나무 등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산림청은 올 5월에 양봉농가 의견을 적극 수렴해 25개 밀원수종을 재선정했고, 밀원수를 심을 곳도 꿀벌 특성을 감안해 도로변 등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에 있는 국유림 대신 사유림이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밀원수 조성이 활성화되면 양봉농가도 이동하지 않고 고정양봉시스템이 정착될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김문섭 임업연구사는 “더 우수한 밀원수 품종을 만들기 위해 개화량이 많고, 개화기간이 긴 개체와 벌꿀의 원료가 되는 화밀(花蜜) 특성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4월부터 9월까지 꽃이 피는 밀원수를 심어 이동하지 않고 한 지역에서 벌꿀 생산을 연중할 수 있는 모델림을 조성해 고정양봉시스템이 정착되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정양봉시스템이 정착되면 양봉농가는 안정적인 소득과 운임비 등 생산비 절감, 산림과 양봉의 복합경영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동시에 권역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밀원과 관광자원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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