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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 돈은 묶되 입은 풀어야현직조합장 당선율 약 72%… 5당4락도 여전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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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2  1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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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1344명의 조합장이 선출됐다. 하지만 당선된 조합장 중 현직 당선율은 무투표당선자를 포함하면 약 72%에 이른다. 현직에게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5억 쓰면 당선되고, 4억 쓰면 떨어진다는 ‘5당4락’의 돈 선거가 여전했다. 한 후보자는 현작 조합장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2억 원을 제공한 사례, 한 마을에 후보자가 6천만 원 봉투를 돌린 사례와 같은 무수한 금품살포가 펼쳐졌다. 그 결과 금품선거사범 발생비율은 무려 65.1%로 지방선거의 4배에 이르렀다. 깜깜이, 금권선거로 손가락질 받는 조합장 선거의 구태가 이번 선거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됐. 이외에도 13일 간 후보자 1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 유권자의 알 권리 제약, 은퇴조합원이 계속 증가함에도 무자격조합원의 방치 등 문제도 여전했다.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농산어촌 발전을 이끌어야 할 조합장의 선출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할 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선거협회(회장 문상부) 주관으로 열린 ‘조합장 위탁선거법, 이대로 좋은가?’ 대토론회에서도 위탁선거법 개정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前장관은 축사에서 “현직에 있을 때 농·축협 통합기획단장을 맡았었고, 차관 때는 농협 신·경분리를 마무리했었으며, 장관 때는 농협중앙회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했었다”면서 “허나 일선의 지역 농·축협 개혁은 많은 관심을 가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 前장관은 지금은 불공정한 선거법을 바꾸기 위한 법 개정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돈 선거와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현행 조합장 선거의 개혁은 방치할 수 없는 시급한 사안이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대토론회 현장.

제2회 동시선거도 금권·깜깜이 되풀이
위탁선거법 개정안 봇물…개정여부는 미지수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워야

   
▲ 안병도 고문

발제에 나선 법무법인 대륙아주 안병도 고문은 “선거를 왜곡시키는 무자격조합원 정리를 위해 선거인 명부 작성 감독을 농협 시도본부나 관할 선관위에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고, “지금의 포괄적 규제 대신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위해 운동원과 SNS 활용한 상시선거운동·선거사무소 허용, 예비후보제 도입, 합동연설회와 공개토론회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돈 선거풍토를 없애기 위해 현직 조합장이 예산으로 생일선물 등 선심성 지출이나 조합명의로 축의·부의금을 금지하고, 비조합장 후보도 기부행위를 상시 제한해 형평성을 맞추고, 과태료와 포상금을 100배 부과 또는 지급토록 하며, 선거범죄 법정형을 강화해 돈 선거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안 고문은 주장했다. 결국 현직에게만 유리한 규정을 손질하고, 돈의 힘으로 당선되는 걸 막는 규제는 강화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게 안 고문 주장의 핵심이다.

농어업정책포럼 이호중 상임이사는 조합원 자격과 조합장 출마자격을 규정하고 있는 농협법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이사는 “2년 이상 해당 조합의 경제사업을 이용하지 않은 조합원 제명이 가능하고, 배당·이용권은 행사할 수 있지만 투표권은 없는 명예조합원이 있음에도 무자격조합원 정리에 소극적인 조합장 때문에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임조합장은 2회로 연임을 제한하고 있지만 비상임조합장은 연임제한 규정이 없어 무제한 재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체 조합장 중 비상임조합장 비율은 30%가 넘는다. 비상임조합장은 조합 자산규모가 2500억 원 이상일 때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데 일부 조합은 편법으로 자산을 늘려 정관을 바꾸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도 위탁선거법 개정 의지 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찬중 법제과장은 “선관위의 위탁선거법 개정안 주요내용은 유권자의 알 권리 확대를 위해 후보자 초청 토론회 개최와 조합 공개행사 때 정책발표를 허용하고, 후보자 전과기록 게재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했다”면서 “선거 50일 전부터 선거운동이 가능한 예비후보자 제도를 신설하고,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1인을 지정해 선거운동을 허용하도록 하며, 공정성 강화를 위해 선거운동 대가를 제공 시 처벌하는 규정과 자금 출처를 확인하기 위한 통신과 금융거래자료 조사권을 신설하려 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 정윤채 사무관도 현재 위탁선거법의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올 초부터 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이개호 장관 지시로 행안부, 선관위와 함께 위탁선거법 개정을 상반기에 마무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면서 “모두가 100% 만족하는 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올해 안으로 이견이 없는 부분부터 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말고도 위탁선거법 개정 의지는 국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서삼석 의원은 선거인명부 작성을 선거일전 30일부터 5일 이내로 앞당기도록 하고, 이의신청 결정에 대한 불복신청을 농협중앙회나 관할선관위에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김현권 의원도 배우자의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후보자 초청 대담과 토론회를 도입하는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채 시간만 보내고 있어 실제 개정은 언제 이뤄질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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