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가람흙집학교 김병일 교장

요즘 도시의 각박한 생활을 마친 해방감으로 전원을 찾는 은퇴자들에게 황토집이 친환경․건강주택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1억 이하의 적은 돈으로도 황토집을 짓는데 충분하다는 황토집 전도사 가람흙집학교 김병일 교장을 만나 황토집 짓는 요령을 알아봤다.

 “모든 동물은 집을 직접 짓는다
 집짓기 꿈은 황토집으로 시작하자”

황토집, 새집증후군 없는 힐링 하우스
-황토집이 왜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요?
“황토집은 자연친화적인 황토가 주된 건축 재료죠. 숨 쉬는 황토집에선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나는 냄새가 20~30분이면 싸악 빠집니다. 노인 몸에서 나오는 체취도 정화됩니다. 흙이 숨을 빨아들이고 빼내기에 그렇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여름엔 굉장히 시원합니다. 반면 인공건축자재인 시멘트는 석회를 가열해 만들기에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죠. 그 밖의 여러 건축자재는 화공약제로 가공되기에 여기서 내뿜는 포름알데히드가 새집증후군을 유발해 아토피 발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황토집에도 단점은 있어요. 실내 황토내벽 벽체에서 흙이 6개월 동안은 으스러져 떨어질 수가 있어요. 이것은 황토 벽체 시공 뒤 벽체에 내화(耐火) 단열재를 댄 다음 매송과 편백나무 외장재를 붙이면 도배를 안 하고도 이런 문제점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어쩌다가 황토집 짓기 전도사가 됐나요?
“강원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과 유통업을 하다가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했어요. 부동산 중개를 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황토집 짓기 교육을 받게 됐죠. 교육을 마치고 홍천에 49.5㎡짜리(15평) 황토집을 짓게 됐는데, 입주해서 생활을 해보니 너무나 좋더라고요. 땅을 경매로 싸게 사서 황토집을 지어 분양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짓기 교육과 건축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습니다.”

도로접근성 좋은 땅 사야 가치상승
자녀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어

-집을 짓자면 땅은 어떻게 사야 하나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자녀들이 주말에 부모집에 자주 드나들어야 하니 1시간~1시간반 만에 접근이 가능한 강원도 홍천이나 횡성, 평창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여기선 강릉과 속초로 넘어가 바다를 즐길 수 있기에 더욱 좋지요.

경기도 가평, 남양주, 양평은 전철이 닿아 나중에 집을 팔 때도 가치상승의 기회가 생기니 이런 지역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밭이나 논, 임야를 사서 지목을 변경해 집을 지으면 되겠죠. 지목보다 더 중요한 게 도로접근성입니다. 도로접근이 안 되면 건축허가를 못 받아요. 이런 땅은 절대 사면 안 됩니다. 그리고 땅값이 싸다고 토목공사를 할 땅을 사서도 안 됩니다. 토목공사를 많이 안 할 도로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는 땅을 사야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시골 땅도 3.3㎡(1평)당 50만~60만 원으로 비싸니까 믿음이 가는 공인중개사의 협조를 받아 싼 땅을 사야 합니다. 주택면적은 495㎡(150평) 내외로 하되, 그런 소규모의 땅은 사기가 어려우니 큰 땅을 지인과 함께 사서 분할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집주인도 건축상식 익혀두면 도움
-집은 몇 평 규모로 지어야 할까요?

“은퇴자들은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좋아해 가급적 큰집을 지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큰집을 짓다 보면 겨울철에 난방비가 많이 드는 등 관리가 어려우므로 15~20평의 작은 집을 지을 것을 권합니다. 건평 20평의 집을 짓는데 1층에 방 2개, 거실, 화장실, 보일러실, 다용도실을 두고, 2층에 다락방이나 난방이 되는 방을 지으면 아주 적합합니다. 2층 방에 보일러 엑셀파이프를 깔고 안 쓸 땐 잠그면 됩니다. 자녀와 며느리, 사위가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방도 마련해야 되겠죠.”

-그 다음 주요공사는 어떻게 진행해야 되는지요?
“토목공사 뒤에 대개 기초공사는 레미콘 공법으로 튼튼히 해야 하죠. 기초공사를 하면서 정화조를 묻고 상하수도 배관을 묻어야 합니다. 그 후에 기둥을 세우는데, 건축주가 집짓는 교육을 받아 일머리를 익혔다면 건축주 자신이 쉽게 할 수가 있어요. 그게 어렵다면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야겠죠.”

논․밭 흙은 농약과 비료에 오염
중장비업체에 주문하면 좋은 흙 구입

-기둥이 세워지면 황토흙벽 쌓기를 해야 하는데, 황토는 어떻게 구하나요?
“황토 구하기가 어렵다고 논밭의 흙을 함부로 쓰면 안 됩니다. 논밭의 흙은 농약과 비료에 오염돼 사람 몸에 좋지 않아요. 황토를 구해 써야 합니다. 면사무소나 군청 앞 중장비업체에 주문하면 일주일 내에 좋은 흙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20평짜리 집에 쓰일 황토는 보통 15톤 트럭 두 대 정도면 됩니다. 황토 가격은 운송비를 포함해 1차당 30만~50만 원입니다. 100만 원 미만으로 벽체를 쌓게 되는 겁니다.”

-이제 흙벽 쌓기가 시작되는 건가요?
“그렇지요. 양파망 한 자루에 흙 17~18㎏을 담아야 합니다. 적게 담으면 벽이 얇아질 수 있어요. 이렇게 쌓으면 40㎝ 두께의 흙벽이 만들어집니다. 이후 초벌 미장을 합니다. 초벌 뒤 조금 지나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균열이 생깁니다. 이때 틈난 곳을 메우는 두 번째 미장을 합니다. 미장을 마친 뒤에 앞서 얘기한대로 단열재와 외장재로 마감을 합니다.”

-외벽이 비로 인해 훼손되면 어쩌죠?
“한옥이나 황토집은 처마를 90㎝~1m로 길게 내면 비를 막을 수 있어요.”
-황토집 난방은 어떻게 하나요?
“부부방엔 황토구들을 넣어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과 기운을 받게 하는 게 좋겠지요. 나머지 방은 보일러 난방으로 하면 됩니다.”

-지붕공사는요?
“집을 예쁘게 하려고 지붕을 복잡하게 하려고 하는데, 이러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시공도 어려워요. 조상들이 했던 용마루 부문만 높이고 앞뒤는 얕은 직사각형의 박공지붕으로 하는 게 좋아요. 지붕의 방수와 단열은 인슈레이션 보드를 댄 뒤 2차 단열재를 붙이고 황토를 넣으면 단열이 완벽합니다. 지붕은 색조가 좋은 아스팔트싱글로 하면 됩니다.”

“이론교육 10%, 실기교육 90%
가람흙집학교에서 내집 짓기 꿈꾸세요”

-가람흙집학교의 교육내용을 소개해주세요.
“학교는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상한리에 있습니다. 이론교육이 10%이고, 나머지 90%는 현장 실기교육으로 진행됩니다. 황토구들방 짓기 기초반은 1주, 20평 집짓기 중급반은 4주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끝으로 집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모든 동물은 자기 집을 스스로 짓습니다. 사람만이 남이 지어주는 집에 삽니다. 집짓기를 꿈꿨던 분들이 자신이 직접 참여해 집을 짓게 되면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겁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위해 재능기부차원으로 ‘양파망으로 짓는 황토집’이란 책을 썼고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직접 집을 지으려는 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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