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양돈농가와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산 나방이 우리 농작물을 위협하고 있다. 열대거세미나방이 바로 그것인데, 최근 전 세계 93개국에 발생했고, 특히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되더니 우려했던 대로 지난달 19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발생이 확인된 후 전북, 전남, 경남 등 내륙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유충시기에 옥수수와 벼 등 화본과식물의 잎과 줄기를 갉아먹어 피해를 준다. 특히 열대거세미나방 암컷 성충 한 마리가 최대 1000개의 알을 낳고, 바람을 타고 하루에 100㎞ 이상 이동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국내 전역으로 확산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개체수가 늘어남에 따라 수수, 생강, 벼 등 다른 작물에 피해를 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역당국은 철저한 예찰을 통한 조기 발견과 약제 방제를 당부하고 나섰고, 향후 피해가 예상되는 작물에 대해 방제농약을 추가로 등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외로부터의 국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수입 식물에 대한 검역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기후 온난화로 인한 돌발 외래 병해충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열대거세미나방 뿐만 아니라 과수화상병, ASF 등 치명적인 질병이 생명산업인 우리 농축산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물론 농축산업인과 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우리 식탁을 지키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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