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인증 개선·HACCP 적용·수출협의회 구성 나서

‘전통식품 품질인증’은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전통적 방법으로 제조·가공·조리돼 고유의 맛과 향, 색을 내는 우수한 전통식품에 대해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1992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현재 88품목이 인증을 받았다. 인증을 위해 최근 1년간 제품 생산과 판매실적, 주원료 국산 농수산물 증명서, 식품품목 제조보고서가 필요하며, 인증 후에도 연 1회 현장조사와 제품조사를 받아야 할 정도로 까다로운 절차로 진행된다.

된장을 예로 들면, 원재료 입고부터 시작해 전처리·불림·숙성·보관·출하 등 총 17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인증을 받아도 내수는 비교적 높은 가격과 유통망 부족으로, 해외에서는 국제식품 기준 충족과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성은 유지하면서 대중성과 내수와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경쟁력은 전통식품업계의 큰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지난 2일 황주홍 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 aT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전통식품 품질인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 전통식품의 품질을 높이고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HACCP 적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자료는 지난해 기준 식품 HACCP 적용건수

농식품부, 종균 보급·소스산업화에도 지원 나서
전통가공식품 수출협의의, 향후 역할 기대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소스산업화센터 곧 건립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이승국 사무관은 “전통·발효식품산업 육성을 위해 균일한 품질과 안전한 식품을 위해 우수한 종균을 공급할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이 전북 순창에 들어서며,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소스산업화센터가 1인가구 증가와 간편식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춘 시제품 개발과 상품화 기술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은 10조 원에 달하는 발효식품시장에 토착발효종균의 대량 생산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소스산업화센터는 프랑스의 마요네즈, 중국의 굴소스, 태국의 스위트칠리소스처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고유의 소스 개발을 맡게 된다.

전통식품에 거부감을 가진 미래세대를 위한 홍보활동도 중요하다. 이 사무관은 “영유아와 젊은층 소비촉진을 위해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SNS를 활용한 맞춤 홍보를 위한 예산을 편성했고, 지역의 우수한 전통식품 업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상품이 개발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년부터 전통성·대중성·계승과 발전필요성·시장경쟁력 등을 따져 전통식품을 ‘수·우·미’로 평가할 것이라고 이 사무관은 밝혔다.

특히, 전통식품산업 육성을 위해 난립해 있는 협회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사무관은 “각 협회별로 예산을 지원하면 결국 적은 금액밖에 돌아갈 수 없고, 통일된 의견도 내기 힘들다”면서 “협회를 하나의 단체로 통일하거나 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통식품 관련 협회만 13개에 달하고, 업체수는 30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HACCP 의무적용 점차 확대돼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와 해외에서도 통용될 기준 마련은 전통식품업계의 숙제다. 해답은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에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2017년 전담할 기관으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하 인증원)을 출범시켰다. 현재 HACCP 의무적용 품목은 어묵류, 냉동식품, 냉동수산식품, 빙과류, 비가열음료, 레토르트 식품이었고, 배추김치가 2014년부터 대상이 됐다. 비중으로 보면 약 20%에 달해 전통식품 업체도 HACCP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HACCP 인증은 식품의 경우 자율적용 6076건을 포함해 5762개소 1먼1838건이 인증 받았고, 축산은 1만2405건이다. 내년에는 과자·캔디, 빵·떡, 초콜릿, 어육소시지, 음료, 즉석섭취식품, 국수·유탕면 등도 적용받는다. 의무대상 품목이 늘어난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올해 ‘HACCP 위생안전시설 개선자금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위생안전 시설과 설비 등 소요자금의 50%를 국가가 1000만 원 한도에서 지원해준다.

HACCP 인증을 받고자 하는 업체는 인증신청서, 식품유형별 인증계획서 등의 서류를 인증원에 접수하면 통상 인증까지 40일이 소요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연 1회 이상 불시에 사후관리를 실시해 인증을 유지하는 게 보다 까다로워졌다.

▲ 장세일 회장

■미니인터뷰-한국전통가공식품 품질인증품목 수출협의회 
                
장세일 회장

“전통식품의 글로벌시장 진출에 앞장 것”

협의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aT의 승인을 받아 전통식품이 세계로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현재 32개 회원사가 가입돼 있고, 그 중 24개사가 수출회원사이며, 회장과 부회장, 이사 5인과 감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 12개 업체 대표와 함께 참여했으며, 11월과 12월 중국과 태국에서 전통식품의 홍보 로드쇼가 기획돼 있다. 향후 협의회의 활성화를 위해 회원사 확대와 자조금 출범에 매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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