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기습적으로 내린 우박으로 경북 과수농가 피해 극심

▲ 지난 15일 경북 북부지역에 기습적으로 내린 우박 모습.

잠정 피해규모, 1961농가 1283ha로 추정
우박은 예방대책 없어…사후관리로 피해 최소화해야

“우리 사과밭 절단났어요.”
지난 15일 경북 북부지역에 소나기를 동반한 우박이 기습적으로 내려 피해를 본 한국생활개선의성군연합회 이성순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0.2~2cm 크기의 우박이 2시간 가량 내려 안동, 영주, 군위, 의성, 청송, 예천 등 1961농가가 무려 1283ha의 피해를 입었다. 경상북도가 잠정 집계한 피해 면적은 청송 864ha, 안동 220ha, 영주 105ha, 의성 89ha, 군위 4ha, 예천 1ha 등이며 품목별로는 사과가 가장 많은 1142ha, 고추 48ha, 자두 18ha, 복숭아 15ha, 기타 60ha 등이다.

역시 우박 피해지역의 한국생활개선안동시연합회 윤순애 회장은 “와룡면 일대에 세찬 바람과 천둥에 그것도 모자라 우박마저 내려서 고추, 사과, 수박 등 피해가 막심해요”라고 전했다. 한국생활개선청송군연합회 조경현 회장은 “청송 북부쪽에 우박 피해가 큰데 현서면, 안덕면 일대 회원들이 특히 심해요”라고 말했다.

기습적으로 내리는 우박은 특별한 예방대책이 없고, 사후관리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

▲ 0.2~2cm 가량의 우박으로 입이 찢기고 사과에 구멍이 난 모습.

먼저 과수의 경우, 우박 직후에는 바로 피해 예측이 어려우므로 2~3일 경과 후 잎의 탈락여부에 따라 적과량을 조절하고 2차 병해 방제를 위한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새순이 부러진 가지는 피해부위 바로 아랫부분에서 절단하여 새순을 발생시켜 새가지를 유인한다. 고추는 우박으로 고추 식물체의 원줄기만 남거나 2차 분지 정도만 남는 등 피해가 심한 경우에도 피해 발생 1주일 이내 요소 엽면시비 0.5% 살포로 측지발생을 촉진하고 항생제 살포로 세균성점무늬병을 예방하면 고추묘를 새로 심는 것보다 생육이 양호하고 수량도 높아진다.

경북 영양고추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착과초기에 우박 피해를 받은 고추를 잘 관리하면 10a당 건고추 수량이 피해 정도에 따라 피해를 입지 않은 고추 수량의 70% 이상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지채소는 파열된 부위로 병원균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즉시 적용약제로 1~2회 살포하고 조기회복을 위해 4종 복비 또는 요소 0.1~0.3%액을 1주일 간격으로 2~3회 엽면시비 해 준다. 피해 정도가 심해 회복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재파종 하거나 다른 작물로 대체한다.

경북농업기술원 이상택 기술보급과장은 “우박은 돌발적이고 짧은 시간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기상청 특보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피해 발생 후에는 신속히 대처해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박은 연중 60% 이상이 봄철에서 여름철로 접어드는 5월에서 6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특히 국지성이 매우 강해 같은 시군에서도 특정마을에만 발생하는가 하면 지역별 예측이 어렵다.

예방대책으로 과수는 사전에 9~10mm 정도의 그물망을 덮으면 효과적이나 차광에 의한 나무의 성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노지채소의 경우 부직포로 예방할 수 있으나 대면적의 경우 어려움이 있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농작물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한편, NH농협손해보험은 이번 우박피해와 관련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가까운 농·축협을 찾아 피해상황을 신고하면 점검 후 수확시기에 맞춰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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