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에 농업인 건강 적신호

■ 기획특집 - 올 여름 폭염도 만만치 않다

작년 여름은 기상관측 이래 111년 만의 최악의 폭염으로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4465명이나 발생했다.
그 중 48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지난 6년간(2011~2016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64명)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작년 여름 더위가 얼마나 극심했는지 알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보고서에 의하면, 온열질환은 65세 이상의 노령층에서 많이 발생했고, 발생 장소는 밭이나 길가 등 실외가 가장 많았다.(74.2%) 사망자는 논 또는 밭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39%) 고온 적응력이 취약한 고령자가 많고, 야외작업이 대부분인 농촌에서 폭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기상청의 올 여름 기상전망에 따르면,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에도 농촌주민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 온열질환은 열사병과 열경련, 열실신 등이 있다.

온열질환자 40%는 논밭·작업장에서, 오후 3시에 가장 많이 발생

지난해 폭염 사망자 65세 이상이 71%
과거 5년간 논·밭에서 사망자 가장 많아

기상청 올해 날씨 전망은?
지난해 여름, 재난 수준의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지난해 8월1일에는 서울이 기상 관측이래 일 최고 기온극값인 39.6도를 기록하고, 홍천은 우리나라 역대 일 최고기온인 41도를 기록했다. 폭염 일수는 지난해 서울 35일, 대구 40일, 광주 43일 등 전국 평균 31.4일이며 열대야 일수도 서울 29일, 청주 36일, 제주 42일 등 전국 평균 17.7일을 기록했다.

폭염은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경우로, 폭염주의보는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경보는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넘게 이어질 때 각각 발령된다.
이로 인한 폭염 피해도 상당했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온열질환자 수는 4465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48명이다. 이는 2017년의 온열질환자 수의 4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평균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 폭염일수도 평년 평균인 10.5일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열사병으로 인한 농업인 사망자
전체 열사병 사망자의 18.8%

질병관리본부의 폭염으로 인한 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의하면 지난해 7월16일부터 8월2일까지 경남 김해의 86세의 여성사망자를 시작으로 충남 괴산과 금산, 전남 보성, 강원 춘천과 철원, 전남 곡성과 경북 문경 등에서 밭에서 일하다 폭염으로 농업인이 사망했다. 모두 9명이다. 이는 폭염으로 인한 신고 된 사망사례 48명 중 18.8%를 차지하는 숫자다. 폭염 속에서 농사일을 하던 노인들이 대부분이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지난해 동국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40세 이상 농업인 90명 대상으로 폭염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폭염주의보에 들어본 적이 있다는 농업인은 74.4%(67명)이었으며, 폭염주의보를 알고 있는 농업인 중에서도 28.8%(19명)은 “무시하고 논밭에서 일한다”고 답했다. ‘예전에도 그래왔으니까 괜찮겠지’하고 폭염주의보나 경보를 무시하고 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폭염주의보를 예고하며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장마 직후 온열질환자 발생 많아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 된 온열질환자 4526명의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로는 남자가 3351명(74%)으로 여자(1175명, 26%)보다 많았다. 질환 종류별로는 열탈진이 2502명(55.3%)으로 절반 이상이었고, 열사병 1050명(23.2%), 열경련 518명(11.4%), 열실신 314명(6.9%)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40~60대 중장년층이 환자의 절반 이상(53%)으로 많았고 인구수 대비 신고 환자 비율(10만명 당)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특히 지난해엔 과거 5년에 비해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약 5%p(25.6→30.6%) 증가했다.

발생장소별로는 실외가 3324명(73.4%), 실내가 1202명(26.6%)으로 실외가 많았다. 공사장 등 실외작업장이 1274명(28.1%)으로 가장 많았고, 집 624명(13.8%), 길가 606명(13.4%), 논밭 506명(11.2%) 순이었다.
발생시간별로는 오후 3시 경에 환자 발생이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온열질환자 사망사례는 48명으로 과거 5년 평균(10.8명)의 약 4.4배였다. 성별로는 남자와 여자가 각 24명으로 같았고, 질환종류는 48명 사망사례 모두 ‘열사병’이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71%(34명)로 과거 5년 평균(55%, 6명)에서 16%p 증가했다. 특히 사망사례 중 70대가 10명, 80세 이상이 22명으로 고령자 사망이 많았다.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폭염 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가능한 위험시간대(12시~17시)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폭염 시 음주 또는 다량의 카페인 음료를 마신 후 작업하면 위험하고,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도록 하고, 옷을 풀고 너무 차갑지 않은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아 체온을 내리고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온열환자에게 수분보충은 도움되나 의식 없는 경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하며 신속히 119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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