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나무의 구제역이라고 불리는 화상병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과수농가는 물론 방역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경기 안성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발생된 후 충남 천안, 충북 제천·충주, 강원 원주·평창 등 주요 과수 생산지역에서 발생해 농가에 큰 피해를 줬고, 정부도 수백억 원의 손실보상금을 농가에 지급했다. 정부는 올해 초 과수화상병 관리 종합대책을 세우고 과거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예방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충남 천안의 배 농장에서 과수화상병이 또 발생하더니 같은 달 충주의 사과·배 과수원에서도 화상병이 발생했다. 과거 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충북 음성의 사과 과수원에서도 화상병이 확진됐다. 올해 들어서만(6월12일 현재) 43건이나 발생하는 등 과수화상병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겨울 평균기온이 전년보다 높았고, 봄철 고온다습했던 기후가 과수화상병 발생과 확산의 주요 원인일 것으로 관계기관은 추정하고 있다. 화상병이 이렇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 아직까지 뚜렷한 화상병 치료제가 없고, 화상병 발생 과수원 폐원과 3년간 같은 작목 재배 금지, 농가 보상 등이 현재로서는 최선책이다. 치료제 개발과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어 심각성이 더하다. 사과와 배 등 국내 주요 과수산업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고, 국산 과일의 해외수출도 언제 빨간불이 켜질지 모른다. 예산당국과 관련 연구기관은 과수화상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명절 선물이나 제사상에 수입 사과·배가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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