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활속 발명이야기-글 왕연중·그림 김민재

휠체어 발명의 원조는
중환자용 의자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앉은 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를 단 의자로 시작된 휠체어는 중증장애인들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발명품이다. 실제로 휠체어 발명의 원조는 중환자용 의자였다. 제한 러마이트가 에스파냐의 펠리페 2세를 위해 발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펠리페 2세가 사용했던 휠체어는 지금의 기술에서 바라보면 일종의 중환자용 의자에 불과했으나 휠체어의 원조로 알려지고 있다. 펠리페 2세는 1555년 결혼했는데, 결혼식 모습을 그린 초상화 속에 아내와 함께 나란히 이 의자에 앉은 모습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들 부부가 앉았던 휠체어는 처음에는 브뤼셀의 왕립도서관에 보존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모습을 감춰 버렸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측면도만 남아 있다. 지금 보면 바퀴조차 없는 등 엉성하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명이었을 것이다. 경첩이 달린 팔걸이와 등, 다리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톱니바퀴가 바로 그것이다.

본격적인 생산은 1932년
러마이트의 원조 휠체어 발명은 1588년 바퀴달린 휠체어로 진화한다. 바퀴달린 휠체어의 발명가는 누렘부르그의 발다자르 해커였다. 바퀴 하나 추가했을 뿐인데 이 발명은 휠체어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휠체어는 이후 수많은 발명가들의 노력으로 계속 진화한다.
드디어 18세기 중반이 되면서 오늘날의 모습과 유사한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다. 수많은 휠체어 발명 중에서도 영국의 존 조셉 메를린이 발명한 의자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휠체어는 대량으로 생산되지도 않았다. 휠체어의 본격적인 생산은 1860년대 미국의 남북전쟁이 계기가 됐다. 전쟁에서 엄청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휠체어를 대량으로 생산해야만 했다.

당시 이미 오늘날의 전동 휠체어가 첫선을 보였다. 문제는 동력이었다. 증기기관 강력 모터를 사용하다보니 가격도 만만치 않고 결함 또한 많아 종전 후 생산을 멈추거나 크게 줄일 수밖에 없었다. 정작 장애인을 위한 본격적인 생산은 1932년에 들어서야 이뤄졌다. 발명가이기도한 엔지니어인 해리 제닝스가 기존 휠체어를 크게 개선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그의 발명 동기는 순수했다. 원조 휠체어를 러마이트가 펠리페 2세를 위해 발명했던 것처럼 제닝스는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친구 헤르베르트 에베레스트를 위해 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닝스가 발명한 휠체어는 관 모양의 강철구조에 접고 펼 수 있는 형태로  요즘 사용하는 휠체어에 가장 많이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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