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여수 돌산도 (주)서연 우창진 대표

항공사 그만두고 고향으로…귀농 선택 자부심
연매출 7억여 원에 직원 5명…버섯 종류 늘릴 계획

▲ 수확하는데까지 18일 정도가 걸린다는 새송이 버섯을 우창진 대표가 들어보인다.

전남 여수는 밤바다로 더 이름이 있다. 그 여수밤바다를 지나서 돌산대교를 건너면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돌산도에 다다른다. 돌산도는 천황산·봉황산·대복저수지 등 산 좋고, 물 맑고, 들녘이 잘 발달된 천혜의 섬으로 꼽힌다.
돌산도 금천마을에는 4년째 버섯을 재배하며 귀농의 부푼 꿈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우창진 대표(44)가 산다. 우 대표는 그토록 망설인 귀농이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한다.

“귀농까지 할 줄은 몰랐지요. 하지만 운명처럼 고향으로 발길이 옮겨지더라고요. 지금은 귀농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 대표는 여수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대학을 진학하면서 여수는 그렇게 고향으로만 남는 줄 알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공부를 꽤 했습니다. 될듯하면서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취업을 택했지요. 항공사에서 예약업무를 봤는데, 성격이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5년 정도 직장을 다닐 무렵에 갑자기 고향으로 귀농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귀농을 한 것이 신기하고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우 대표는 그렇게 지난 2015년 마흔 살이 되던 해에 귀농을 했다. 공부와 회사를 그만두고 내려온 고향 여수는 인생의 반려자도 배려해주었다. 처음 마주하는 우 대표는 첫눈에도 잘 생겼다. 큰 키에 훤칠한 외모는 물론이고 떡 벌어진 어깨에 왕(王)자 복근이 한눈에 그려지는 체격이다.
“귀농하고 건강을 위해 여수시내 수영장을 다녔어요. 그곳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서로 느낌이 좋아서 결혼까지 했지요. 아마 제가 잘생겨서 아내가 반했나봅니다(웃음).”

▲ 버섯 재배사에는 우 대표의 손길로 무럭무럭 자라는 각종 버섯들로 가득하다.

귀농과 함께 만나 지난 2016년 결혼한 아내 최지윤씨(32)는 교사다. 지금은 아들 시원 군(3)도 두었다.
“아내에게 많이 미안하지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보니까 출퇴근도 그렇고 많은 부분에서 농사꾼의 아내로 지낼 수밖에 없지요. 그렇지만 공기도 좋고, 미래가능성 등에서 아내도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우 대표의 서연농장은 표고버섯, 흰목이버섯, 참송이버섯을 주로 재배한다. 버섯재배사 6동에서 지난해 연매출 7억여 원이 넘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어요. 출발 때는 지인이 운영하는 버섯 농장에서 표고버섯 재배를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지요. 그렇지만 재배상태도, 수익도 잘 나지 않았습니다.”

우 대표는 부랴부랴 농업기술센터 등을 찾아 기술 상담부터 모든 걸 새로 시작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투자도 늘렸다. 창업자금과 자부담 등을 합해서 5억여 원 넘는 첨단시설 투자를 했다. 특히 버섯재배사 설치는 투자 못지않게 마을 주민들의 동의도 중요했다.
“아무리 고향이지만, 마을 주민들의 눈치를 봐야했어요.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았지요. 그리고 진심으로 주민들에게 다가 가다보니 어느새 주민들도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요. 이제는 모두가 한식구가 되었습니다.”

“버섯은 일손이 많이 들어갑니다. 예로 새송이버섯의 경우에는 수확하는 데까지 18일 정도가 걸려요. 배지 하나 당 200g 정도 재배할 수 있고, 한 달에 12만 병, 하루에 800kg을 수확합니다. 표고버섯과 흰목이버섯 등을 포함해 앞으로 버섯의 종류를 더 늘리려고 합니다. 일손을 늘려 취업난에도 보탬이 되고 개인적으로도 더 많은 매출이 이뤄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 대표는 농사를 한마디로 체력과 부지런함이라고 설명한다. 시행착오를 겪지만, 슬기롭게 극복하고 더 발전시켜야 가능한 것이 농사라고 강조한다.

“귀농 과정에서 사회와 지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서연농장을 사회적기업으로 키워내고 싶습니다. 욕심이라면 농사로 성공해서 5년 안에 1억 원을 기부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 것도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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