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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은 현실세계서 이상향을 가꾸는 성스러운 작업”■ 인터뷰 - 우석대학교 조경학과 신상섭 교수
채희걸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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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7  1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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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주택에 나무와 초화류, 채소와 약초, 향기식물 등이 어우러진 정원을 가꾸면 새와 벌과 나비가 찾아든다.
집주인과 방문객의 눈과 코와 귀가 호사를 누리며 오감만족을 느끼게 되고 친환경적인 이상적 삶을 누리게 된다. 사람과 동식물이 함께 공존하며 서로 잘살 수 있는 바람직한 농가주택과 농촌마을의 조경방법을 알아보고자 우석대학교 조경학과 신상섭 교수를 만나봤다.

 “당대뿐만 아니라 자손만대
 체험관광 주택으로 길이 남을
 옛 농가정원 복원운동 펼쳐야”

   
 

결혼․파티 풍속도 변화로 농촌 인기
농가정원 잘 가꿔 부가소득 얻어야

근래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경조사비가 5만 원으로 규제되면서 가족단위 소규모 결혼식이 도시근교 농원에서 종종 열리고 있다. 한편, 식사접대비도 3만 원으로 묶여 기업과 기관, 가족의 검소한 식사모임도 농원에서 레저와 힐링을 겸해 갖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농가들이 팜웨딩(Farm Wedding)과 팜파티(Farm Party) 등에 대응해 어떻게 조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 교수에게 들어봤다.

“유럽과 미국,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일찍부터 그린투어리즘이라고 해서 녹색관광의 개념으로 농촌환경과 연계해 도시민을 유치하며 수익을 창출해오고 있습니다. 팜웨딩, 팜파티, 고령노인 요양, 심지어는 친환경적인 유치원 교육환경을 마련해 수익원을 넓히고 있습니다. 한편, 농촌이 슬럼화·공동화(空洞化) 됨에 따라 도시민과 농민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런 이벤트를 유치하고 테마를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컨설팅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을주민의 중지와 힘이 모아져 건전한 팜웨딩, 팜파티, 힐링과 농업·농촌교육, 경관농업과 조경디자인정책 등이 정착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스템 개발을 서둘러야 합니다.”

농촌마을조경은 자연경관 중시해
외부방문객에게 좋은 이미지 심어줘야

-농촌주민들이 농업 외 부가소득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농촌마을 환경개선의 일환으로 조경에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추진해야 되나요?
“농촌마을 조경은 도시의 아름다운 테마파크와 도시공원과 경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농촌마을 고유의 경관을 살려야 합니다. 자급자족을 위한 실용적인 과수, 채소, 약초 등 생산공간조경을 우선 중점적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마을 경관을 아름답게 가꾸고 다듬기 위해서 마을주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계절과 주제별 테마가 뚜렷한 짜임새 있는 조경계획을 세우고 주민간 협약을 통해 조경에 나서야 합니다. 이때 마을고유의 색채를 드러낼 수 있는 조경이 필요합니다. 생태적이면서도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경관 개선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고 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조경을 해야 합니다.”

-원래 있던 자연경관을 중시하고 뚜렷이 하는 게 좋다는 말인지?
“만약 담장식물이 유명한 동네라고 한다면 이 골목길에 야생초화류를 심어 예전 시골풍경을 물씬 풍기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조경을 해야 합니다. 농촌경관에 도시에서 행하는 인공적이고 작위적인 조경기법을 도입하려 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지속성과 정체성을 잃게 됩니다. 특히, 마을안길 가꾸기에는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다년생초화류를 심어 외부 방문객들이 좋은 이미지를 갖고 마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마을숲과 아주 작은 쌈지공원도 필요합니다. 그런 게 없으니까 주민들이 1년 내내 회관건물에서 화투를 하며 무미건조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겁니다.”

“마을숲이 왜 좋은지 아십니까? 마을숲을 조성하면 마을이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경관적으로도 좋고 역사성이 이어지면서 후손들이 선조들의 삶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가 있죠. 기존의 마을숲과 당산목들은 수백 년을 이어오면서 역사성과 문화성을 갖게 됩니다. 마을지도자들이 이런 미래계획에 입각한 조경전략을 갖고 마을경관을 조성해 나간다면 미래 관광명소로서의 기반을 갖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마을 어귀에 정자와 연못을 만들고 여기에 연꽃과 수생식물을 가꾼다면 마을 관광에 더욱 큰 활력을 갖게 될 겁니다. 또한 농가 가정마다 과실수가 어우러진 조경을 해서 도시민들이 어느 가정에 가면 좋은 볼거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재방문하게 해야 합니다.”

농가조경은 민주적이고 쾌적한 환경으로…
농가조경은 어떤 방향과 방법으로 해야 하나요?
“농가의 가족뿐만이 아니라 농촌 방문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화단 위주의 조경보다는 채소와 약초, 과수 등이 있는 정원을 가꿔야 합니다.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가꾼 청정먹거리를 방문객이 안심하고 먹게 해야 합니다. 아름다움과 청정성, 쾌적성, 실용성 등을 고루 갖춘 정원을 만들어 도시민이 겪는 갖가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내야 합니다. 새와 벌, 나비가 찾아들고 사람, 동물, 식물이 공존하는 민주적이고 쾌적한 환경으로 가꾸라는 말입니다. 도시의 주택처럼 마당 전부를 시멘트나 보도블록으로 포장해 땅이 숨을 쉬지 못하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과수․채소․초화류․수생식물 어우러진
엿 전통농가 정원 복원하는데 힘써야

“예전에 우리 농가들은 과수, 조경수, 초화류, 채소, 약초가 함께 자라는 정원에 작은 연못도 조성해 수생식물도 가꿨습니다. 돌을 다듬어 만든 수조인 돌확에 물을 담아 불이 났을 땐 긴급 방화수로 쓰고 물고기와 수생식물을 키우며 운치를 돋웠습니다.
부녀자들은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기에 부엌 뒤 뒤뜰 언덕바지에 화계(花階)라고 해 아름다운 야생초화류와 과실수를 가꿔 삶의 여유와 즐거움을 찾았지요. 이런 운치와 멋이 있었던 옛 농가정원을 복원하는 운동이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집은 당대뿐만이 자자손손 체험관광용 주택으로도 잘 활용될 것이라고 봅니다.”

신상섭 교수는 서울에 있는 창덕궁은 왕과 신하들이 정치를 하고 연회를 즐기던 곳인데, 자연지형을 잘 이용해 숲과 수목, 물, 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국 제일의 정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성락원(城樂園)은 계곡의 낙숫물로 연못을 만들고 정원과 집, 별장을 만든 수도권 제일의 아름다운 정원이며, 보길도의 고산 윤선도원림, 강릉 선교장, 담양 소쇄원, 영양 서석지 등도 한국을 대표하는 정원이라고 소개했다.
“조경은 현실세계에서 가장 좋은 미래이상향(理想鄕)의 세계를 꾸며 놓고 삶의 터전을 가꾸는 성스러운 작업입니다.” 신 교수의 조경 예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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