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농촌지도사업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순철 협성대학교 교수, 한국농촌지도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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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7  1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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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몇 년이 지나면
지방화 이후 채용된
농촌지도인력으로 교체될 것…
그러면 농촌지도사업은
고유의 정체성 상실이 일어나고
단순한 농업행정기능으로만
존재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그렇기에 농촌지도사업의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

   
▲ 고순철 협성대학교 교수, 한국농촌지도학회장

우리나라의 농촌진흥사업은 1962년 농촌진흥청이 발족한 이후 중앙-도-시·군 단위의 편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정체계와 일치한 편제와 단일 기관에서 연구와 기술전파 부서를 둔 농촌진흥체계는 세계적으로도 돋보이는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농업기술의 연구개발과 농업인에 대한 기술전파를 핵심으로 하는 농촌진흥사업이 국가적 목표에 맞춰 현장 밀착형으로 농업인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효율성과 효과성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이후 도 단위 이하 농촌진흥조직의 인사와 예산권이 지자체장에게 귀속된 이후, 지도인력의 활용과 사기, 농업인의 불편 등 지도사업의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정적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례1. 농업인 A씨는 새로운 작목으로 전환하고자 기술교육을 받고 싶었다. 그러나 거주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에서는 해당 작목에 대한 전문가가 없었고, 수소문한 끝에 인근 농업기술센터에서 유사한 교육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의했지만 해당 시군에 거주하는 주민만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는 답변이었다.

이는 기초 지자체의 예산을 타 지역 주민에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불편한 현상이자, 농촌지도인력의 전문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지역별 주산 작목 중심으로 농업생산구조의 재편을 꾀하고 있지만, 주산작목과 기술지도를 담당하는 농촌지도인력들이 지역 내에서 제대로 매칭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연구한 바가 없다. 전작, 과채, 수도작, 축산, 특용작물 등의 작목에 대한 전문가는 물론, 동일 작목 내에서도 병충해, 재배, 수확 후 기술 등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농촌지도인력을 모든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채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기술을 연마한다 하더라도 그 전문성을 발휘하려면 최소 5년 이상 정도의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사례2. 농민지도에 경험이 많은 농촌지도사 D씨는 신규로 채용된 후배 지도사 E씨가 현장에 나갈 때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된다. 최근 신규 임용되는 농촌지도인력의 다수가 농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전공자들로 충원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당연히 수년간 영농에 종사하고 있는 농업인들보다도 기술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농업기술센터에서의 인력 운용에 상당한 제약을 주는 것은 물론, 선배 지도인력과 함께 출장을 나가야 하는 비효율적인 업무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위의 사례는 농촌지도사업의 지방화 이후 일어나는 미시적인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국가적 또는 광역적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농촌지도사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중앙-도-시군 단위의 연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방비가 마련되지 않으면 국가적 또는 광역적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거나, 농촌진흥기관의 고유 업무로 보기 힘든 지자체의 독자적 사업을 담당하거나 또는 다른 부처의 사업비를 받아 농업기술센터 업무가 추진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몇 년이 지나면 지방화 이후 채용된 농촌지도인력으로 교체될 것이다. 그럴 경우 농촌지도사업은 고유의 정체성 상실이 일어나고 단순한 농업행정기능으로만 존재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그렇기에 농촌지도사업의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 화재와 지진 등 국가 재난에 대비해 소방직 공무원들의 국가직 환원이 논의되고 있다. 농촌지도인력도 최소한 도 단위 수준에서 광역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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