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방 - 경북 의성 이웃사촌지원센터

▲ 지난 4월 개소한 경북 의성군 이웃사촌지원센터는 지역주민과 새롭게 유입될 청년들의 융화를 위해 민-관을 잇는 중간지원조직이다. 사진은 지난 5월23일 열린 제1차 주민원탁회의 모습.

중간지원조직으로 민·관 협치 롤모델로 기대
관 주도 귀농귀촌 한계 뚜렷…민관협력 중요

지난 4월12일 문을 연 경북 의성군의 ‘이웃사촌지원센터’(센터장 유정규, 이하 센터)는 기존에 없었던 형태의 행정과 민간의 중간지원조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 문제가 특히 심각한 경북 의성군은 그 극복방법으로 청년의 일자리·주거·의료·복지·문화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하기 위해 안계면 일대를 이웃사촌시범마을로 지정했다. 이 마을은 기존의 주민과 새롭게 유입될 젊은 세대가 어우러지는 신개념 스마트 타운으로 꾸린다는 게 지자체의 계획이다. 그 계획의 중심에 바로 이웃사촌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존재한다.

활력 잃어가는 경북 의성 서부권
센터가 위치해 있는 안계면은 중앙의 의성읍을 중심으로 서부권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의성의 대표작물인 마늘을 비롯해 이른바 돈이 되는 농업은 대부분 동부권에 몰려있다 보니 서부권은 상대적으로 소득과 인구가 적어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어느 지역보다 젊은 세대의 유입이 필요한 지역이다. 허나 지자체 주도로 돈을 쏟아 붓는다고 일시적인 인구증가는 가능할지언정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

1년에 귀농·귀촌인구가 50만 명을 넘어섰고,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주민과의 갈등으로 평온한 농촌정서를 휘저어 놓는 사례는 이미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귀농·귀촌인들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여부 보다 지역주민들과의 관계설정에 고민의 무게를 더 둔다.

센터의 김옥기 사무국장은 “귀농이나 귀촌을 하려는 사람들이 농촌에는 많은 지원이 있을 거라는 좁은 시각과 언론을 통한 잘못된 오해로 큰 낭패를 겪을 수 있다”면서 “센터는 관이 주도하는 젊은 세대의 유입은 한계가 뚜렷해 민관이 협력해 의성군의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조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훌륭한 사업이라도 지역주민들의 요구 반영 정도나 이해도가 낮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센터는 행정조직과 민간의 소통창구로서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도농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도시청년유치를 위한 다양한 사업도 펼치고 있다.

유정규 센터장, 지방투자 막는 ‘지방소멸론’ 경계
각각의 지방 매력 넘치는 ‘지방화의 시대’ 도래 기대

민-관 잇는 가교로~
김 사무국장은 “우선 센터는 귀농·귀촌인보다는 선주민과 후주민이라는 표현으로 위화감을 줄이려 노력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청년·이장단·부녀자회·직능단체 등의 주민원탁회의를 개최해 이들이 정말로 원하는 건 무엇이고, 센터나 지자체가 해줄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센터는 주민 스스로가 마을을 발전시킬 이른바 ‘마을살림꾼’ 양성도 돕는다. 새꿈학당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곳에서 지역개발, 6차 산업 등의 교육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올해 시작되는 만큼 과정은 초급이지만 수준은 점차 높여간다는 게 센터의 목표다. 지역의 청년과 유입된 청년이 결성한 동아리들의 신청을 받아 모임도 지원하고, 주민아이디어 경진대회도 6월과 10월 개최예정에 있다.

그리고 초대 센터장으로 서울특별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장을 역임한 유정규 센터장의 경험을 살려 농업과 농촌에 관심 있는 대도시의 다양한 청년단체와의 MOU 체결도 진행 중이다. 이들 단체는 센터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부여하는 한편, 팸투어, 지역주민과의 합동워크숍,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등을 통해 의성으로 유입될 수 있게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계기를 마련한다. 지난 5월 서울·대전·인천 권역과 대구·안동·부산·울산 권역 등으로 협의계획을 마련했고, 6월에 제1차 MOU 체결이 계획돼 있다.

■미니인터뷰-유정규 이웃사촌지원센터장

“지방은 결코 소멸하지 않아”

의성군은 2017년 경북 도내 최초로 청년정책 전담 TF팀이 발족됐고, 청년정책 기본계획도 수립해 지역특성에 맞는 청년정책을 만들고 있다. 인구감소로 절박한 지역이다 보니 새로운 청년 유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2022년까지 진행되는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조성사업은 특히 의성군 청년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청년이 돌아와 정착을 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하다.

일자리부터 교육, 주거, 문화 등 많은 행정부서가 연계돼 있지만 부처 간 칸막이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27개 사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청년이 찾는 안계, 지속 가능한 의성’의 성공적 추진이 우리 센터에게 부여된 의무다.

무엇보다 많은 매체에서 몇 가지 숫자만 가지고 지방소멸론을 얘기하는데 지방은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는 게 내 소신이다. 10년 안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줄어든다고 하니 지방의 인구감소는 당연히 피해갈 수 없다. 하지만 지방소멸론이 자칫 없어질 농촌지역에 왜 투자해야 하냐는 투자무용론으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물론 돈만 쥐어주는 투자도 옳은 길이 아니다. 우리 센터처럼 다양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조직들이 많이 생겨 저마다의 매력이 넘치는 ‘지방화의 시대’가 펼쳐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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