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지역과 결합해 600억 매출 달성

▲ 지난 5월29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재생포럼 2019에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안대성 前이사장은 로컬푸드가 지역순환경제, 일자리, 도농균형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푸드에서 벗어나 지역생산·지역소비
6차 산업, 지역공동체 복원까지 확장 가능
유통혁신 로컬푸드→지역먹거리정책으로 전환

6차 산업은 주민이 중심이 돼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으로 식품·특산품 제조와 가공, 그리고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일본에서 처음 명명된 6차 산업은 2·3차 산업에 빼앗긴 1차 산업의 가치를 농업으로 되찾아오자는 것이었다.

농업·농촌이 쇠락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의 6차 산업은 새로운 돌파구로 조명됐다. 다만 6차 산업이 경제적 기능에만 치중해선 안 되고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 유지, 주민 삶의 질 향상, 성장주도식 개발로 해체된 지역공동체 복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경쟁 아닌 관계를 맺다
지난 5월29일 국회에서 ‘지역재생포럼 2019’은 6차 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슬로건으로 열렸다. 6차 산업 중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12개 직매장, 6개 농가레스토랑, 학교급식 82개교와 어린이집 135개소 급식지원, 꾸러미사업 등으로 연간 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어린이집 135개소 중 서울특별시 강동구의 100개소가 포함된 수치다. 대도시는 건강한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농촌은 지속가능한 농업의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안대성 前이사장은 “전세계적 대량생산-대량소비로 부의 지역 외 유출이 가속화되는 글로벌푸드에서 벗어나 시민-농민-지역경제 모두가 이로운 로컬푸드로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농업과 직접 연결된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는 가족소농과 환경을 살리고, 종자와 음식의 다양성이 회복되며, 짧은 거리의 유통을 실현케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우리나라 먹거리의 해외 의존도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너무나도 커져버려 식량자급률은 겨우 23%에 불과하다. 2016년 기준으로 밀 자급률은 0.5%, 옥수수는 1.0%, 콩은 7.9%에 그치고 있고, 수입되는 농산물도 GMO가 큰 부분을 차지해버렸다.

이어 안 前이사장은 “완주군은 지난 10년 동안 로컬푸드 기반의 6차 산업화로 3000여 가족소농이 월 150만 원의 소득을 올렸고, 6차 인증사업자 20개소와 사회적 경제조직 300개소 돌파 등의 성과를 얻으면서 인구가 9000여 명 가량 늘었다”면서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각 읍면의 농업보조금 지원건의가 단 1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완주군이 지속가능한 자족지자체로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로컬푸드는 경쟁이 아닌 관계를 맺는 것으로 일자리, 지역순환경제, 도농균형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대규모 소매방식 답습하면 로컬푸드는 실패
물론 로컬푸드의 한계도 존재한다. 지난 5월15일 사람중심의 농정개혁 대토론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은미 연구위원은 “소량·다품목 유통의 로컬푸드는 시기별·품목별 가격과 수급결정이 복잡해 유통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지역농산물로 모든 품목을 조달하기 곤란해 참여농가 육성으로 품목과 수량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기존 대규모 소매업의 판매방식을 따라하면 로컬푸드의 기본 취지는 퇴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고객확보 전략이 중요하다. 정 위원은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상품, 즉 지역전통 음식문화, 전통공예, 체험관광 등 먹거리·팔거리·놀거리·볼거리가 모두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경제성 충족, 틈새시장 공략, 행정 주도, 시군 일괄적용의 기존 로컬푸드에서 경제성·관계성·지역성을 충족하고, 지역단위 통합 먹거리 체계를 구축하며, 지역민 주도로 시군 특성에 맞는 기반을 구축하는 ‘지역푸드플랜’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게 정 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지역푸드플랜으로 생산자가 연간 50억 원 취급 시, 월 150만 원 생산자 250명, 월 200만 원 생산자 187명의 효과가 생기고, 1000억 원 취급 시, 월 150만 원 생산자 5000명, 월 200만 원 생산자 3750명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중소농·고령농·겸업농·여성농의 참여 확대로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 내 관계형 시장 창출, 지역 외 먹거리 협력사업 추진과 함께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농업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게 지역푸드플랜의 기대효과”라고 밝혔다.

결국 경쟁에만 몰두하지 않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관계를 맺으며 상생하는 6차 산업과 로컬푸드는 경제적 역할을 뛰어넘어 지역공동체를 복원해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미래가 가능케 한다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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