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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20kg 비료포대 들기엔…■ 특집 - 불편한 농작업·농자재에 농촌여성들 골병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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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4  10: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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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농업안전보건센터는 여성농업인의 허리건강을 지키는 프로그램을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한다. 사진은 지난 17일 강원 영월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된 허리건강 예방관리 교육 현장.

■  허리건강 예방교육

자칫 허리건강 위협…방치하다 만성질환으로 악화

소포장·손잡이·지퍼 등 현장요구 다양
비료업체, 비용 상승·수요 많지 않아 난색
허리건강 예방교육 현장에서 호응도 높아

허리에 치명적인 중량물 작업
“유모차에 자기 몸 하나 지탱하기 힘든 할머니가 비료 몇 포대 싣고 가는 거 볼 때면 위험하고 애처로워 보여요.”
농촌 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농업인의 말이다. 유모차로 불리는 보행보조기구에 대부분 20kg의 비료를 그것도 몇 포대나 싣고 가는 모습이라니. 농촌에서 여성노동인구 비중이 절반을 넘어 역할이 커지면서 비료처럼 무거운 걸 옮기는 건 으레 남자가 도맡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허리근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의 여성농업인이 직접 비료를 운반하다 순간적인 통증을 겪거나 만성적인 허리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농촌에서는 비일비재하다. 허리에 부담을 주는 농작업 중 중량물 작업, 즉 무거운 물건을 들다 발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 농촌에서 많이 쓰이는 20kg 비료는 허리근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농업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20kg 제품이 대부분인 비료를 소포장하거나 다른 방법으로라도 무게 부담을 줄여달라는 의견이 많다.
경남 사천의 백연화씨는 “농촌의 고령인구가 많아 10kg으로 낮추거나 포대가 미끄러우니까 양쪽에 손잡이를 달아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소포장 시 가격상승과 일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기 여주의 이란우씨는 “소포장 제품은 소농의 어르신들이 나르기 편해 좋겠지만 가격은 당연히 올라갈 것”이라며 “그리고 비료살포기에 일일이 쏟는 일도 늘어날 수도 있어서 그것도 걱정”이라는 것이다.

경북 봉화의 김옥랑씨는 “소포장은 가격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손잡이나 잡기 쉬운 고리를 달면 어떨까 싶고, 포대를 자르기 쉽게 해주면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거제의 송영금씨는 “비료 1포대를 쓰고 남으면 공기가 들어가 품질이 떨어지니까 공기를 차단할 수 있는 지퍼백이 달린 비료제품이 나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또한 경남 의령의 허둘이씨는 “비료를 살포기에 부어 사용하는데 입구 부분이 많이 접혀져 밖으로 흘러내려 버리는 경우가 많아 살포기에 쏙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에 대해 비료업체 관계자는 기존의 20kg을 5~10kg으로 하는 경우 가격인상과 수요가 아직 많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성농업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원예용 상토는 10kg 제품도 많이 나와 있지만 보통의 20kg 제품을 소포장으로 하는 건 수요가 아직 많이 없어 제품화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다만 텃밭을 가꾸거나 도시농업의 비중이 계속 커지는 추세라 20kg 제품보다 적은 무게의 비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출시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리건강 예방관리 교육 호평
당장 여성농업인의 허리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제품 출시가 어렵다면 허리건강을 강화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효과적일 것이다. 강원농업안전보건센터는 강원도 18개 지역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여성농업인 특화 허리건강 예방관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원농업안전보건센터 신미석 팀장은 “강원도는 농업인구의 급속한 고령화, 지리적 특성으로 소규모 노동집약적 작업구조가 많아 근골격계 질환 중 허리질환의 유병률이 높다”며 “의료기관의 접근성마저 떨어져 병을 방치해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고 생산성 저하는 물론 삶의 질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10월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은 강원도농업기술원과 한국생활개선강원도연합회가 여성농업인을 선정하고, 강원농업안전보건센터가 농작업 안전 예방교육, 허리근력 측정과 평가, 평가 후 개별 운동지도와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신 팀장은 “여성농업인이 허리건강 상태와 위험성을 알고 스스로 운동을 통해 자가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사업을 통해 모은 데이터는 여성농업인 건강검진의 제도 정착을 위한 기초자료로 쓰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허리건강 예방교육을 받은 강원 영월의 박옥순씨는 “계속된 영농작업으로 허리건강에 적신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진단을 받고 운동지도와 상담이 이뤄져 모두 만족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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