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무주‘덕유캠프농장’김순기 대표

▲ 늦둥이 아들(문준서, 9)과 고추를 심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김순기 대표.

전국 최고의 1박2일 힐링체험 캠핑장 자부심
여고시절 펜팔 군인아저씨가 남편…“이 모든 게 운명”

전북 무주군 덕유산은 신라와 백제의 유일한 통로였던 나제통문(羅濟通門)을 제1경으로, 구절양장(九折羊腸) 9000굽이를 헤아린다는 계곡으로 유명하다. 그 계곡에는 학소대, 추월담, 수심대, 수경대, 인월담, 청류동, 구월담, 금포탄, 청류계, 구천폭포 등 절경들이 줄을 잇는다.
그 심심산천 구천동 계곡을 지나노라면 사과나무, 표고버섯, 각종 채소밭, 고로쇠나무들로 가득한 2만3100여㎡(7천평) 캠핑장이 반긴다. 김순기씨(49·여)가 운영하는 ‘덕유캠프농장’(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로 1262-4)이다.

“심심산천 토끼와 발맞추며 친구하는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운명이겠지요.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가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충남 당진이 고향이다. 그곳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그리고 농협에 입사해 꿈 많은 사회생활의 첫발을 디뎠다.
“혹시 펜팔 아세요? 지금은 그런 것이 없는데, 우리 때까지는 있었거든요. 고등학교 때 군인 아저씨와 펜팔을 했는데, 지금의 남편 문종철씨(52)가 그때 그 군인아저씨였지요.”

김 대표가 당진상업고등학교를 다닐 때 군인아저씨와 펜팔을 약 2년여 주고받았단다. 그리고 졸업할 즈음 펜팔은 끊겼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에, 그 군인아저씨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묻고, 시간이 되면 무주 구천동에 놀러오라는 내용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가 없기도 해요. 얼굴 한 번 본적 없이 편지만 주고받던 군인아저씨가 놀러오라고 하는데,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직장 동료와 함께 무주 구천동에 놀러 갔지요. 그래서 직장도 때려치우고 결혼까지 했으니까 분명히 필연 아니면, 운명이겠지요?”

김 대표는 그렇게 1994년 24살이 되던 가을에 결혼을 하고 남편을 따라 무작정 무주로 내려왔다.
“남편이 시골에서 채소와 쌀농사를 짓기도 했지만, 읍내에서 음식점을 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농사꾼도 되고, 음식점 요리사도 되고 그랬지요. 그렇지만 음식점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또 다른 농사를 준비한 것이 숙박과 체험농장이었습니다.”
김 대표가 남편과 함께 16년간 운영하던 음식점을 그만두고 무주 읍내를 벗어나 조금 더 산속으로 찾아든 곳이 지금의  ‘덕유캠프농장’이다.

▲ 요리 체험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피자를 만들고 있는 김순기 대표.

“땅은 임자가 있다고 하지요. 정말 선물처럼 지금의 농장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고랭지 배추를 심었는데, 가격이 좋을 때도 있지만 들쑥날쑥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무주리조트와 덕유산 관광특구, 덕유산 계곡 등의 장점을 고려해 야영장을 본격적으로 조성했습니다.”
“야영과 캠핑 등의 숙박시설이 좀 더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각종 농사의 체험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지요. 그래서 야영객들이 직접 수확체험을 할 수 있는 표고버섯 재배동 3동을 설치하고 나무표고버섯을 재배한 것을 시작해 각종 과일나무와 고로쇠나무 확대 재배 등을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가 최근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 것은 곤충체험이다. 덕유캠프농장의 각종 애완곤충 사육 체험은 전국적으로 인기다.
수서곤충과 딱정벌레, 식용곤충 갈색거저리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교육장까지 마련했다. 나비와 반딧불이가 살고 있는 나비생태장과 식용곤충, 우리 농산물이 식재료가 되는 ‘조물조물 요리 체험장’도 갖췄다.
“곤충체험장은 주중에 학교에서 체험 오는 학생들에게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주말은 캠핑 온 어린이에게 무료입장 해 곤충설명까지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 각종 곤충 체험장 모습.

마을 주민과 ‘나는 야생인이다’
체험프로그램 ‘인기’

덕유캠프농장은 그렇게 각종 농작물을 수확하기도 하고, 블루베리 등의 각종 과일을 이용한 요리교실 체험, 그리고 애완곤충을 사육·체험하는 등 다양성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는 체험장이다. 특히, 황토구들 캠핑장은 가족 간의 소통과 힐링은 물론 몸과 마음을 편히 누이는 최고의 쉼터다.
“앞으로의 소망은 지역민과 더 협력해 상생하는 농장이 되는 것이에요. 그래서 주민과 함께 ‘나는 야생인이다’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욕심은 무주리조트나 덕유산이 아닌, 덕유캠프농장 하나만 보고 이틀 이상도 즐겁게 머물고 충분히 쉴 수 있는 복합농장으로 바로 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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