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북동쪽 씨엥쿠앙주 폰사반에는 화강암을 쪼아 만든 1~3m 높이의 큰 돌항아리 수 백 개가 높은 평원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돌항아리는 사람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람의 신분에 따라 돌항아리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지역은 수많은 폭발물이 묻혀있어 발굴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주변 곳곳에는 화산분화구 같은 포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베트남전쟁 당시 이곳은  당시 중국, 소련의 지원을 받았던 베트콩의 전쟁물자 수송로로 주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미국은 이곳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수백만발의 폭탄을 쏟아 부었다. 당시 투하된 폭탄의 양은 라오스 인구보다 많은 600만 톤이 넘었다고 한다. 시내 음식점마다 수많은 포탄 껍질을 전시해 놓은 것을 보면서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한다.

마을주변에는 아직도 불발탄이 남아있어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없다고 한다. 포탄의 껍질인 알루미늄을 녹여 숟가락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숟가락마을(Spoon Village)을 보면서 6.25 한국전쟁 이후 피폐한 한국의 농촌모습을 보는 듯 했다.

지금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의 위기를 맞고 있다. 더 이상 한반도에서 끔찍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길 소망해 본다.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얽혀 원하지 않는 전쟁의 고통을 겪었던 라오스의 항아리 평원의 아픔을 보면서 ‘바다가 고요할 때 폭풍을 대비하라’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속의 명언이 생각난다. 튼튼한 안보, 강한 경제력과 국방력이 곧 나라를 지키는 평화의 길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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