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외래해충 미국선녀벌레의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을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와 국제협력사업으로 도입해 국내에서 대량 증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선녀벌레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인 해충으로, 2009년 서울과 밀양에서 처음 발견된 뒤 해마다 발생 지역과 면적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3개 지역에서 발견돼 농가 피해와 방제 비용 증가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도입된 선녀벌레집게벌의 암컷 성충은 미국선녀벌레의 어린 애벌레(1~3령)를 잡아먹고, 성숙한 애벌레(4~5령)의 몸에는 알을 낳는다.

선녀벌레집게벌의 알은 미국선녀벌레 애벌레의 몸에서 부화한 후 기생이 끝나면 몸 밖으로 탈출해 고치를 만드는데 이때 미국선녀벌레 애벌레는 죽게 된다.

도입된 선녀벌레집게벌의 국내 증식을 위해 약 2.5m 높이의 대형망실을 설치하고 미국선녀벌레 기주식물로는 뽕나무를 선택했다.

뽕나무 잎에 야외에서 채집한 미국선녀벌레 약충을 대량으로 접종한 뒤 선녀벌레집게벌 암컷 어른벌레 20마리를 방사했다. 이후 1000여 개의 고치를 얻었으며, 이는 선녀벌레집게벌 1마리당 미국선녀벌레 50여 마리를 방제할 수 있는 양으로 확인됐다.

이때 고치 중 약 7%에서 선녀벌레집게벌 어른벌레가 다시 출현했다. 이 어른벌레를 방사한 지 약 2개월 후 방사 지점 2m 내에서 70여 개의 고치가 발견됐다. 다시 말해, 야외에서도 선녀벌레집게벌이 안정적으로 증식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농진청은 이 고치로 국내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이 성공적으로 겨울나기가 가능한지, 고치가 어른벌레로 언제 나타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어 앞으로 대량 증식과 야외 방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김현란 작물보호과장은 "이번 연구로 미국선녀벌레의 주요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이 안정적으로 야외에 정착된다면 방제 예산을 줄이고 농림생태계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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