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경북 영덕군농촌지도소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관내 농민지도를 마치고 오후 6시 퇴근에 임박해 사무실로 들어가니 싸이카와 순찰차를 모는 경찰들이 내 방으로 와 있었다.
이들이 제복바지를 갈아입으면서 바지가랑이에 구겨넣었던 돈을 빼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당시 경찰들은 교통법규 위반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대신 눈먼 돈을 이처럼 감춰서 착복하길래 내 방 출입을 통제 시킨 적이 있었다. 요즘 경찰공무원의 강력한 공직기강 쇄신으로 경찰과 교통위반자가 돈을 주고받는 폐습이 완전히 근절돼 이젠 먼 옛날의 좋지 않은 기억으로만 남아있다.

한편, 근래 김영란법의 제정, 시행으로 경조사비를 5만 원으로 제한하면서 재벌과 고위공무원 중심으로 이뤄지던 호화로운 결혼폐습이 사라지며 결혼예식이 검소화 되고 있다. 호화결혼 근절캠페인이 신문에 집중 보도돼도 사라지지 않던 것이 김영란법 제정으로 없어지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이에 결혼이 신록이 우거지는 봄과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해 도시근교 농민에게 팜웨딩(Farm Wedding) 농원예식사업 개발을 적극 제안한다. 50여년 전 예식장에서 했던 옛날의 결혼사진을 보노라면 참으로 초라하고 무미건조하기 이를 데 없다.
녹음과 단풍이 깃든 아름다운 농가 정원에서 가까운 양가 가족이 단촐히 모여 새소리를 듣고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올리는 결혼예식은 참으로 멋지고 좋은 추억으로 길이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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