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달 특집 - 우리는 행복합니다 : 행복한 3대 농부 충남 태안 ‘백화산농원’

‘백화산농원’ 지종식‧황숙희 부부는 지가(家)의 집성촌인 충남 태안 지막골 마을에서 대를 이어 복합농을 한다. 6만6115㎡(2만평) 농지는 시어머니 김복순(82) 여사가 생선장사와 농사를 겸하면서 밑천을 마련해 땅을 늘려갔다. 최근 부부의 장남 지태민씨(30)가 가정을 꾸리면서 본격적으로 3대가 함께 농사짓게 됐다. 아들의 협업에 힘입어 밭작목에 화훼를 추가 재배하면서 농원이 활기와 함께 농업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 충남 태안 ‘백화산농원’은 복합농 작목을 체험학습과 다각도 연계해 변화하는 농촌에 발맞춰 능동적으로 방안을 모색해 나아가고 있다.

관광‧체험 통해 농촌융복합산업 모색
화훼작목 주력해 차세대 소득 창출
농업으로 가족 간 믿음 쌓다

지태민씨는 올봄에 농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농지에서 결혼식을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모든 생활을 마을에서 했기 때문에 마을에 크게 애착을 갖고 있어요.”

학생 때 요리에 재능을 보여 관련 자격증을 두루 섭렵했다는 지태민씨. 그는 그래도 직장생활 보다는 농사가 낫겠다는 생각과 부모님이 세월이 무색하게 줄곧 농사짓는 모습에 농사꾼으로 꿈을 정했다.

아버지 지종식씨는 농업을 잇는 아들이 참 든든하다고 했다.

“지가들이 지막골마을 한자리서 500여 년 살았습니다. 저도 태어나서부터 줄곧 마을에 살며 농사지었죠. 아들이 흔쾌히 농사를 같이 한다니까 듬직하고 마음이 편합니다.”

지종식씨는 농지가 넓어 인건비가 걱정이라고 했다.

“농사짓는데 사람 쓰면 인건비 비싸니까 결국 남는 게 없습니다. 농촌자원을 활용한 체험학습으로 소득을 올리고, 노동이 많이 필요한 밭작목은 기계화해서 농업을 지속해나가고 싶습니다.”

화훼재배로 젊어지는 농업
백화산농원은 기존 밭작목에 체험학습을 겸한 포도따기체험과 감자‧고구마수확체험을 하다가, 전국으로 농촌체험학습이 우후죽순으로 많아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농촌융복합산업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4년 전 화훼를 주작목으로 들였다.

“카네이션과 다양한 색의 페라고늄(제라늄), 루피너스, 다일리아 모종을 화분에 심어 양재꽃시장 경매와 지역 화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분화체험과 더불어 체험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나갈 계획입니다.”

아직 화훼에 대해서는 시행착오를 겪는 배움의 시기라는 지종식‧황숙희 부부. 지종식씨는 화훼재배를 체계화해 소득화 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라고 했다.

“현재는 종묘사에서 모종을 사서 토양을 배합해 화분에 옮겨 심고 있지만, 앞으로는 씨앗부터 직접 재배해서 농업인에게 이윤이 더 남도록 재배할 계획입니다.”

화훼재배에 대한 고민은 황숙희씨도 같았다.

“꽃의 가격대가 어느 선이면 적당할지 고민입니다. 판매는 화원에서 하지만 앞으로 체험학습과 연계하다보면 직거래로 구매하는 소비자도 있을테니 조심스러운 입장이에요. 꽃이 너무 저렴하면 화원에서 피해를 보니까 직접 농사를 짓는다 해서 무조건 저렴하게 팔수도 없죠. 화원에도 피해 안 가고 농가도 같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생활개선회서 식품가공 모색
생활개선태안군연합회 회원인 황숙희씨는 태안군농업기술센터에 다니면서 가공식품교육에도 열정을 높이고 있다. 그는 교육장으로 쓰이는 농산물가공센터에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농촌융복합산업이 고령화 되는 농촌에 버거워요. 가공하려면 농가에서 가공허가도 받아야 되는데,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산물가공센터 개방을 통해 편의를 봐주면 좋겠어요. 아직 태안군농업기술센터는 농산물가공센터를 준공한지 얼마 안돼서 개인농가의 이용보다는 교육장 위주로 쓰이는 점이 아쉬워요.”

황숙희씨는 시간을 쪼개 교육을 들으러 태안군농업기술센터를 다니면서 “농촌융복합산업의 정책은 좋지만 농가에서 일손이 그만큼 못 따라줘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백화산농원’의 3대 농부들은 가족경영의 강점을 살려 생산뿐 아니라 가공에도 농촌융복합산업을 연계해 농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단합해나가기로 다짐했다.

<미니인터뷰> - 지태민‧윤지숙 부부

"요리하는 농업인으로 소비자와 만날 터"

10년 전부터 아버지를 따라 농업을 함께했지만 아직 체계적으로 분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

태안군4-H연합회 회장이 되면서 농업인들과 만나는 사회활동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축산업이면 몰라도 밭작물로서 복합농은 대를 이어 농사짓는다는 게 쉽지 않지만 요리하는 특기를 살려 농촌융복합산업을 신세대와 융합해 젊은 소비자를 농촌에 불러들이고 싶다.

이제 30대가 된 저는 아버지가 농촌에 자리 잡고 계셨기에 남들보다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청년농 지원이 많아졌지만 태안군의 경우 다른 농촌에 비해 땅값이 비싸서 빚을 안고 시작해야 된다. 초기자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전히 청년농의 농업 정착이 어렵다.

부모님 농사에 본격 합류되면서 화훼도 입식으로 개선했다. 앞으로 ‘백화산농원’은 노동을 절감하고 땅을 하우스를 지어 경쟁력을 높이는 등 기계화해서 미래농업에 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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