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초 강원도 지역에서 오후 늦게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무섭게 번지면서 밤새 주민들과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마음을 졸여야했다.

무엇보다 생명의 위협을 느껴 대피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애써 일궈온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린 광경을 지켜봐야했을 농업인들의 마음은 잿더미가 됐을 터였다.

강원도에서 만난 농업인들의 슬픈 얼굴과 어렵게 꺼낸 사연들이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에 생생하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 일대에 민간기업과 개인이 기금을 통한 사랑의 손길이 모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정부의 대책은 갑갑하기만 하다.

자연재해로 인한 이재민 주택 신축비 지원과 관련해 법의 제도상 가구당 1300만 원의 지원 한도로 묶여 있으며, 이재민 부담을 덜기 위해 제도를 초월한 지원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는 게 산불 피해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이다.

매년 강한 바람과 높은 산세 등 환경적으로 고립된 농촌은 재난까지 도사려 재산은 물론 인명피해 위험에도 노출돼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농촌의 특성을 고려한 재난지원체계가 먼저 개선돼야 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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