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특허를 말하다- ⑫전라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난지과수재배팀 김병삼 연구사

▲ 김병삼 연구사가 아열대 과수의 가지치기를 연구하고 있다.

이상기상 때의 현장 자료 축적으로 대책 높여
아열대 과수 피해의 선제적 대응기술 개발 최선
‘비파 잎을 이용한 식초 등의 제조방법’ 특허

“아열대 과수는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분야입니다. 특히 아열대 작목 또는 온대 작목 등은 각종 연구 자료나 연구를 진행할만한 과수나무 자체도 많지 않지요. 실내온실을 짓고 나무를 키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적어도 3~5년이 걸리다보니 이론적 연구를 하면서도 조바심이 많았었습니다.”
국토의 최남단 해남에 위치한 전남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의 난지과수재배팀 김병삼 연구사(50)는 전남지역 아열대 과수 농가들의 버팀목이다. 과수 연구만 25년인데, 이중 절반 가까운 세월을 아열대 과수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특허도 내고, 이런 저런 아열대 작목 재배기술을 연구하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발전된 재배기술을 연구해서 농민들에게 전수할 때 더 큰 즐거움이 있지요.”
김 연구사는 아열대 과수를 이용한 제품 개발과 재배기술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2월 ‘비파 잎을 이용한 식초의 제조 방법’을 특허 출원한 것을 비롯해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에 따른 동해, 서리피해, 우박피해 등의 조기회복을 위한 재배기술 개발에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과수연구소는 이상기상에 의해 발생되는 특화과수의 서리피해, 우박피해 등의 피해양상 파악과 조기회복을 위한 연구를 목표를 하고 있지요. 얼마 전에는 고온에 의해 발생되는 포도의 생리장해 현상인 열매마름 증상 경감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습니다.”

▲ 팀원들과 함께 기후변화의 각종 자료축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김 연구사를 비롯한 난지과수재배팀(조경철, 김효중, 이소미, 이보배, 권혜영)은 난지성 기온을 이용한 유망 아열대 과수 발굴, 재배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연구소가 위치한 전남지역의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이 매년 느는 추세인 점도 영향이 크다.
“아열대 작목의 준비나 이상기후 대비는 한반도 전체의 문제인데, 그 징후들이 남쪽부터 시작된다는 것이지요. 당장에 전남지역의 아열대 과수의 재배면적이 지난해 기준 325ha로 계속 증가추세입니다.”
김 연구사는 국내에서의 아열대 과수 재배 기술을 서둘러 확보하지 않으면 온통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곧 닥친다는 설명이다.

“저온성 아열대 과일인 패션프루트는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과종입니다. 이 과종에서 우선적으로 난방비 절감을 위한 무가온 재배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비닐과 보온덮개, 축열물주머니를 이용하면 보온덮개를 사용하지 않은 처리에 비해 온도를 2~5℃ 높게 유지가 가능했고 개화기도 빨랐습니다.”
특히, 월동 후 보온재료 제거시기를 2월 하순에 하였을 때 3월 상순이나 중순에 비해 개화기가 1~2주 빠르고 과실품질도 양호했다.
아열대 과수인 게욱은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이 높아 기능성 과일로 분류되며 국내 도입돼 일부 재배하고 있으나 수세가 왕성하여 관리가 어렵고, 여름철 고온에는 착과가 불량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상자재배 방법도 개발했다.

“상자재배의 상토는 펄라이트와 원예용 상토를 혼합한 배지를 사용했습니다. 양액의 농도는 1.2dS/m로 관리했을 때 주당 착과수가 14.7개로 늘었고 착과율도 70% 이상으로 많았지요. 여름철 온도를 낮추기 위해 차광을 할 경우 착과가 증가돼 앞으로 고온기의 재배 시 적용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도 의미가 큽니다.”
대표적인 열대과수인 올리브는 김 연구사가 주목하는 작목이다. 지중해 원산 과일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터키, 미국, 호주, 일본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내한성은 품종에 따라 다르며 성숙과 –11℃, 녹색과 –2℃ 정도이다. 생육특성은 상록교목으로 수고는 10m까지 자라며 4~8년이 지나야 착과되고, 15~20년이 되어야 성과원이 된다. 주로 오일이나 피클로 이용하고 있으며 효능은 노화방지, 콜레스테롤 억제, 소화·위통 치료, 간 기능 보조, 변비 치료, 당뇨 예방, 태아와 아이 성장 보조, 피부보호에 효과가 있는 등 기능성도 뛰어나다.

김 연구사를 비롯한 난지과수재배팀은 이 올리브를 노지에 식재해 내한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동해피해가 발생되지 않고 정상적인 생육을 하고 있어 6차 산업이 가능한 자원으로서 남부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중점적으로 육성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밖에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기상에 따른 우박·동해 등 기상재해의 피해 상황을 수치적으로 정리했다. 또한 퇴비살포 시기별 낙엽률과 과수별 낙엽률, 차광과 관수효과 등도 자료를 축적해 대책 마련을 연구 중이다.

“결국은 연구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기술을 현실에 적용하고 재배특성을 검정해 산업화 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 개발된 기술은 농가현장에서 연구를 병행하고 있고, 애로기술 발굴과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꼭 아열대 과수가 아니어도 기후 온난화를 먼발치에서 바라만 본다면 또 다른 작목 등에도 더 큰 피해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직 많은 농가에서 아열대 작목을 재배하고 있지는 않지만 재배를 희망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재배기술 확립과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을 준비해놓는 것이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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