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여성독립운동가 발굴과 예우에 국가가 적극 나서야순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박옥임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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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9  14: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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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에서도 조력자 역할을
도맡아 해왔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은
거의 드러나지도 않았고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이지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여성독립운동가의 잊혀진 역사를
새롭게 발굴하고 재조명하는데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는 여성독립운동가들에게 빚진
우리 후손들의 당연한 의무다."

   
▲ 순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박옥임 명예교수

올해는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를 수립한지 100년이 되는 역사적 의미가 대단한 해다. 3·1독립만세운동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온 민족이 동참했으며,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주권재민의 민주공화체제의 명실상부한 정부의 형태를 구축했다. 나아가 입법·행정·사법의 3권 분립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의 기틀을 놓았으니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서 목숨을 바친다는 비장한 각오로 독립운동을 했던 많은 남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선양사업이 활발한데 비해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도 않고 있으니 너무 안타깝고 애석할 따름이다.

국민 대다수는 여성독립운동가하면 유관순 열사 외에 크게 떠오르는 분이 별로 없을 것이다. 관심이 더 있다면 윤희순, 남자현, 정정화, 이은숙, 박차정, 연미당 열사 정도일 것이다. 그나마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지사나 김구 선생의 어머니인 곽낙원 지사, 국회에 해당되는 대한의정원의 최초 여성의원인 김마리아 지사 정도만 겨우 알고 있을 뿐이다. 

현재 정부가 인정한 여성독립운동 유공자는 432명으로 전체 1만5513명 독립운동가 중 2.8%에 불과하다(2019년 3월 기준).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직책이나 기록에 의해 평가되는데 여성독립운동가들의 경우는 앞장서서 투쟁한 공적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가려져 있거나 홀대받고 있다.
뛰어난 성공에는 드러나지 않게 도움을 제공하는 조력자 없이는 어떠한 성과도 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독립운동에서도 조력자 역할을 도맡아 해왔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은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이지 독립운동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혹한에도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압록강을 건너다가 일경에 잡혀 목숨을 잃은 여성독립운동가가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겠는가.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위한 한인여자청년동맹 등 지원단체나 조직을 맡아 활약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이 가명이나 별칭을 썼을 경우 어떻게 이름이 공개될 수 있겠는가. 일제의 혹독한 탄압을 피해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충칭까지의 대장정에 함께 한 여성독립운동가를 과연 우리는 기억하려고 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독립운동의 한 축이었던 여성독립운동이 소홀하게 다뤄졌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밝혀진 여성독립운동가들에게 의사, 열사, 지사 등의 호칭에서도 홀대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세대의 초등학교 시절, 음악 교과서에 실린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면,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남학생들은 그대로 부른 반면 여학생들은 누나라 하지 않고 ‘유관순 언니’라고 바꿔 불렀다. 어렸던 그 때도 왜 똑같이 나라를 찾는 의로운 행동은 똑같은데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와 달리 ‘유관순 누나’라 부르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었다. 존경받아야 할 여성독립운동가들 조차도 존재가 무시되거나 소홀했던 차별의 잔재가 아니었기를 바란다.

100년 전 3·1운동을 주도하다 일제의 잔혹한 고문 때문에 두 눈을 잃은 경북의 김락 지사나 일본 헌병이 휘두른 칼에 팔이 잘린 전남의 윤형숙 지사 등은 불과 10여 년 전에 지자체와 국가의 노력과 협조로 서훈을 받았으니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잊혀진 역사를 새롭게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예우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는 여성독립운동가들에게 빚진 우리 후손들의 당연한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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