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주라고 인식하는 여성 38.4%

81.1%가 남성보다 지위가 낮다고 인식

여성농업인 스스로가 농업경영주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18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농업인 81.1%가 자신들의 지위를 남성들보다 낮게 인식하고 있었다. 또 여성농업인들의 직업적 지위를 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은 38.4%에 불과했는데, 이는 2013년 조사 때의 42%보다 3.6% 하락한 수치다. 우리 농업·농촌에서 여성의 비중과 역할이 커지고 있음에도 스스로를 경영주라고 느끼는 비율이 더 하락한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자료에 의하면, 2018년 현재 농업경영체 공동경영주에 등록한 여성농업인은 2만3949명이며, 전체 농업경영체 등록농가 중 공동경영주를 포함한 여성경영주 점유율은 28.3%에 불과했다. 정부는 농업에 참여하는 경영주 배우자의 직업적 지위 보장을 위해 2016년부터 공동경영주 등록제도를 도입했지만 등록절차가 까다롭고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제도개선을 통해 여성들도 농업경영체 등록이 쉽도록 했다. 그렇지만 여성농업인 스스로 경영주로 나서는 것에 주저하고 있다.

그 동안 가부장적 전통사고방식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농촌에서 여성들은 보조자 역할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정부의 여성농업인정책도 이러한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성농업인들 스스로가 법적·제도적 권익을 찾는 것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한편, 여성농업인 실태조사를 보면, 여성농업인들의 관련 정책 인지도는 6.1~39.4%로 정책에 따라 편차가 크고, 이렇다보니 정책 참여율은 인지도보다 더 낮았다. 정책사업 중 ‘농번기 마을공동밥상’이 39.4%, 마을기업·농촌체험마을기업 33.4%, 여성농업인 일손돕기 지원사업 32.5% 등으로 인지도가 높았는데 이들 사업을 제외하면 정책 인지도는 0.7~12.6%에 불과했다. 또한 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농업인들이 희망하는 교육분야는 취미·여가·교양분야가 19.8%로 가장 높았는데, 그나마도 농사나 가사일을 대신할 사람이 부족하거나 교육장소가 멀어서 참여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나 지자체 등의 농업관련 위원회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비율도 형편없다. 여성농업인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치러진 전국 동시조합장선거에서도 여성 후보자들의 도전은 너무 미미했다.
이처럼 농업·농촌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아직까지 농업보조자나 가정주부의 역할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목소리만 높였지 실제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고령화되고 저학력자가 대부분인 농촌에서 여성들이 주체성을 갖기가 쉽지 않은 현실도 있다.

그렇기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여성농업인 전담부서가 조속히 설치돼야 하며, 이를 통해 양성평등한 농촌 구현, 여성농업인 지위 향상, 여성 위원 비율 향상 등을 이뤄내야 한다. 또한 여성농업인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추진에도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농업인들이 우리 농업·농촌 발전의 주역이며 농촌 활력화의 선도역임에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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