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가축분뇨 처리시설 31개에 불과

▲ 가축분뇨의 발생은 축산농가의 규모화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처리시설과 제도여건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국회서 열린 토론회 현장.

주민 불만·자원화 사업 법적근거 미비로 제도보완 시급
퇴·액비 활성화 위해 경축순환농업 프로그램 확대돼야
농식품부, 2022년까지 퇴·액비유통센터 110개 확충 계획

지난해 가축분뇨는 5101만 톤이나 발생했지만 개별농장에서 처리하는 비중이 63.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가축분뇨가 자연순환농업의 핵심이라고 하지만 일부 농장의 부적절한 분뇨처리로 악취가 발생하면서 민원이 증가하고, 축산업에 대한 환경규제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가축분뇨를 자원화 하는데 제도 미비까지 더해져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가축분뇨 자원화, 특히 현실적인 퇴·액비유통과 관리체계를 개선키 위한 토론회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렸다.

축산환경관리원 전형률 사무국장은 “우리나라는 가축분뇨가 하루에 13만9800톤이 발생하는데 비중을 보면 돼지가 5만6700톤(40.6%)으로 제일 많고, 소와 닭, 젖소 순이었고 분뇨의 자원화는 퇴비가 79.7%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액비는 11.5%에 불과했다”면서 “경축순환농업 프로그램을 적용한 서천군 자원순환영농조합법인의 경우, 경종농가는 퇴비살포비 지급·조사료 재배를 축산농가는 퇴비공급을 맡겨 소득이 늘어나고, 토양 유기물 함량이 증진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한 전 국장은 “조건불리직불금을 경축순환농업 시스템과 연계하고, 음식물류 폐기물은 퇴비나 사료화 대신 바이오가스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농협이 퇴비화 지역통합관리센터를 설치하고, 강화되는 부숙도 기준에 맞춰 퇴·액비 준공검사 기관으로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를 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한돈협회 이기홍 부회장은 가축분뇨 자원화를 어렵게 만드는 4가지 요인을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가축분뇨법은 농가가 가축분뇨 액비를 사전에 신고한 농지에만 살포토록 해 현실은 액비유통센터가 액비를 수거해 살포하는 게 대부분이라 어쩔 수 없이 탈법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농가의 농경지 확보의무를 제외하고, 액비유통센터가 농가와 위탁 계약해 살포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액비 과다·불법살포 시 농가에 책임을 묻는 문제, 자원화 업체의 법적근거 마련, 분뇨의 배출부터 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전자적으로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의 과도한 규제 등이 원인”이라고 꼽았다. 2017년 도입된 이 시스템은 올해 사육면적 50㎡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물기가 가장 많은 돼지분뇨에 우선 적용되고 있다.

가축분뇨 자원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단순한 변경신고 누락과 같은 단순위반까지 단속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적용으로 위반건수가 4만5000여 건에 달한다며, 무단투기 방지와 과도한 살포를 막아 수질오염을 막고자 하는 본래 도입 목적에 맞는 단속에만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자원화 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는 농협 조재철 친환경방역부장은 “농협은 조합의 경영지원을 위한 자금 380억 원과 추가자금 20억 원을 마련했다”면서 “자원순환농업 활성화자금 금리 1% 인하, 지자체의 가축분퇴비 보조금 추가지원 부활, 도축부산물을 액비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료공정규격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박홍식 축산환경자원과장은 “정부는 퇴·액비 이용 활성화를 위해 액비유통센터는 2022년까지 255개, 퇴비유통센터는 110개로 늘릴 계획”이라며 “퇴·액비를 활용한 친환경농법을 이행하는 농가에 인센티브를 2020년부터 지원하고, 농진청·지자체 합동단속 연 2회, 시도·지자체 유통점검 연 2회 이상 등 품질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이정미 유역총량과장은 “환경부는 가축분뇨는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하고, 가축분뇨의 퇴·액비 또는 에너지화를 위해 노력하는 농가에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한국형 양분관리제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올해부터 시행하는 ‘지역단위 양분관리 시범사업’을 통해 퇴·액비를 토양에 최대한 환원하고 양분 투입 저감에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자인계관리시스템 사용자의 편의성 강화를 위해 기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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