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 환자 안 씨와 보호자가 간암 다학제진료에 직접 참여해 치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5개 대학병원서 수술 포기한 16cm 거대 간암, 크기 줄인 후 절제

소화기내과·외과·방사선종양학과·혈액종양내과·영상의학과
다학제진료로 최적의 치료법 선택

병원이나 의사를 잘 만나야 건강하게 오래 살수 있다는 사실이 또 한번 확인 됐다. 암 덩어리가 너무 커서 도저히 수술을 할 수 없던 환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치료해 줄 수 있는 병원과 의사를 잘 만나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물론 표준적이거나 교과서적인 기본 방법은 모두 동일하지만 그 이상의 응용적인 방법은 각 병원 의사의 수준이나 장비, 시설 등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김재화) 암센터 간암 다학제진료팀은 최근 16cm 이상 커진 거대 간암을 수술로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유수의 여러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포기한 이 환자의 수술 성공으로 사실상 간암 절제술의 교과서적인 기준이 달라지게 됐다.
2018년 10월 오른쪽 상복부 통증으로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을 찾은 안 모씨(67세, 남)는 간암의 크기가 16cm 이상으로 너무 커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안 씨는 이어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4곳을 더 찾아갔지만 같은 진단을 받았다.

안 씨는 “유명 대학병원 5곳에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지만,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환자들이 분당차병원 다학제진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사례를 보고 차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 씨는 2018년 11월 분당차병원에서 소화기내과 이주호 교수에게 처음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미 암의 크기가 너무 커서 절제할 경우 잔존 간으로는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태였다. 이런 경우 간암덩어리를  제거하더라도 대부분 간부전이 발생해 환자가 사망하게 된다.

이에 간암 다학제진료팀인 소화기내과 이주호 교수, 외과 최성훈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신현수 교수, 혈액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영상의학과 김대중 교수가 한 자리에 모여 안 씨의 치료방법에 대해 논의한 끝에, 최신 방사선치료기법으로 고선량의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 암의 크기를 줄인 후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수술을 집도하는 응용된 치료계획을 세웠다.

다학제팀은 2개월 간의 항암 방사선 치료를 마친 뒤 안 씨의 간암 크기가 9cm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어 2차 다학제진료로 치료계획을 세운 뒤 수술 후 남겨진 간이 완전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암이 있는 간부위를 위축시키고, 반대쪽 정상부위를 팽창시키는 간문맥색적술을 시행했다. 그후 지난 1월 18일 외과 최성훈 교수의 집도로 성공적으로 9cm의 암 덩어리를 완전히 절제했고, 주요 혈관과 잔존 간을 충분히 보존하는 수술을 마쳤다. 안 씨는 수술 이후 현재 건강한 상태로 회복중에 있다.

안 씨는 “5개월이 넘는 치료기간 동안 모든 의료진이 치료 방법과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안심시켜 줘서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간암 재발방지를 위해 면역세포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내과 이주호 교수는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환자가 간염, 간경변증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간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섬세한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암의 크기, 개수, 기저질환, 간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야하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가 함께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다학제 진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간암 다학제진료는 모든 진료과가 심도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항암방사선치료부터 수술, 간이식,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면역치료 등의 전신약물치료까지 최선의 치료방법을 응용함으로써 환자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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