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복원” vs “농업용수 확보” 주장 ‘팽팽’

▲ 4대강 보 해체 여부가 올 6월 출범하는 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사진은 지난 2일 국회서 열린 물관리위원회 위상과 역할을 논의하는 토론회 현장.

환경부, 지난 2월 세종보·죽산보 완전 해체 의견 밝혀
농업계 “비용대비편익 기준으로 해체 결정은 잘못”
편익 산출근거 명확치 않고, 비용분석에 매몰비용 빠져

지난달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은 “4대강 보를 해체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의 대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이개호 장관은 “올 7월 물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방침이 확정되는데 물관리위원으로서 농업 부문의 피해가 없도록 강력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최근 농업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보 해체 여부가 위원회에서 결정되게 돼 농업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번에도 농진청장 빠져
우선 위원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물관리기본법’에 의해 국가와 유역 위원회는 공무원과 지역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물관리 체계를 마련하게 됐다. 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으로 국무총리와 민간 1인이 공동위원장을 맡게 되며 농식품부 장관을 포함한 부처 장관 8명과 4명의 유역위원장, 기상청장·산림청장, 수자원공사장·환경공단이사장·농어촌공사장·수력원자력주식회사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50명 까지 참여할 수 있는 위원에는 비 공무원이 과반수 이상이 되도록 정하고 있다. 위원회는 6월 이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포함) 등 4개 수계로 나눠 통합 물관리 정책을 수행하게 되는데, 특히 심의·의결 권한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하지만 미세먼지특별위원회에 이어 이번 위원회에도 농촌진흥청장이 빠져 정부 측에서 농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기관이 부족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유역 물관리위원회, 그 위상과 역할은?’이란 주제의 대토론회에서 한국농공학회 김성준 회장도 같은 의견은 제시했다. 김 회장은 “6월부터 활동할 1기 위원회는 앞으로 물관리의 백년지대계를 결정할 막중한 역할이 요구된다”면서 “하지만 농식품부 장관은 위원으로 참여하지만 농촌진흥청장이 빠져 위원 구성에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농축어업인 비중 낮을 듯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국가위원회 말고도 유역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에 용수 확보에 사활이 걸려있는 농·축·어업인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낮을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사회적환경협동조합 염형철 대표의 자료에 의하면 면적과 인구에 비례해 낙동강 유역위원을 구성하면 정부와 기관이 12인, 광역지자체장 5인, 전문가 10인, 주민대표 15인, 법조인 2인, 산업계 4인 농축어업인 2명 등 50명 구성을 제안했다. 2명의 농축어업인은 대구·경북 중상류권 1인, 부산·경남 하류권 1인으로 울산과 동해안, 남해안 등의 아예 빠져 있다.

지난 2월 환경부의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 평가단’은 금강(세종보)과 영산강(죽산보)의 완전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 의견을 내놨다. 평가단은 보를 철거하면 수질개선과 수생태계 개선으로 세종보는 867억 원, 죽산보는 1067억 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기타 편익을 포함하면 세종보 972억 원, 죽산보 1580억 원의 총편익이 발생한다는 게 조사단의 결과다. 해체비용과 해체에 따른 불편익 비용은 세종보가 332억 원, 죽산보는 623억 원으로 2.54~2.92배의 편익이 크다며 완전 개방의 근거를 내놨다.

반면 농업계는 보의 해체 여부를 오로지 비용과 편익이라는 기준으로만 결정한 거 자체가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도 편익 발생의 정확한 산출 근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죽산보를 해체하면 1580억 원의 편익이 발생한다는 근거가 명확하지도 않고, 비용분석에서도 해체와 용수공급만 포함돼 있고, 보를 설치하고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데 든 매몰비용은 빠진 분석은 정확성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농식품부는 4대강 사업 이후 죽산보, 공주보, 세종보의 농업용수 변화 상황과 보 해체에 따른 대응방안이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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