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활속 발명이야기-글 왕연중·그림 김민재

첫 청진한 의사는 히포크라테스
환자의 몸에서 나는 소리로 질병을 진단하는 청진은 그리스 시대에 히포크라테스가 자기의 귀를 환자의 몸에 대어 체내의 음을 직접 들은 데서 비롯됐다. 그 어원도 몸속에서 나는 소리로 몸의 이상을 진단하는 의학도구다. 의사들은 청진기로 심장 박동 음, 호흡 소리, 장의 소리와 혈관 음 등 인체에서 나는 여러 소리의 특성을 파악해 질병을 진단한다.

1816년 라에네크는 ‘외 귀형’ 청진기를 발명했는데, 어린이들이 긴 나무막대를 가지고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타전 놀이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는 처음에 종이를 둘둘 말아 만든 통을 이용했는데, 평소 여성 환자의 가슴에 귀를 대기가 난처했던 그에게 청진기는 매우 편리한 도구였다. 그는 나중에 이것을 목제 통으로 바꿔 사용했다. 라에네크가 발명한 목재 청진기는 길이 22cm, 직경이 2.5cm인 속이 빈 목재로 만들었으며, 귀에 대는 부분이 한쪽 밖에 없어서 ‘외 귀형’이라고 불렸다.
1819년에 출판된 그의 저서는 청진기를 사용해 호흡과 혈액 순환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됨으로써 병리학이 최초로 살아 있는 생명체에 적용됐음을 증명했다.

라에네크의 발명 이후 발전
라에네크의 청진기 발명은 청음에 의한 진료를 간단하고 확실하게 이룰 수 있게 한 점에서 의료행위의 모습을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라에네크는 자신의 폐 질환을 발견하게 됐으며, 결국 1826년에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러나 라에네크의 청진기도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점이 발견됐고, 1829년에는 스코틀랜드 의사 니콜라스 코민스가 유연성 있는 청진기를 발명했다. 또 1852년에는 뉴욕의 내과의사 조지 캐먼이 라에네크의 디자인을 두 귀로 들을 수 있는 ‘쌍 귀형’ 청진기로 바꾸기도 했다.

전자청진기는 일반청진기처럼 변이된 소리를 듣지 않고 원음을 듣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편성, 경제성 그리고 청진기의 한계성으로 인해 일반 청진기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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