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농촌진흥청 김미희 농촌환경자원과장

조선,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기간사업의 쇠퇴로 실업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전국 실업률은 9년 만에 최악을 기록, 실업자 수가 19년 만에 최대로 치솟았다. 일자리는 1년에 30만개가 늘어야 취업수요가 감당되는데, 일자리 증가폭은 2년째 수만 개 수준을 맴돌고 있다. 도시에서의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지자 귀농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귀농인들이 농촌에서 얻을 수 있는 최신 직업과 창직(創職)이 예견되는 직업에 대해 알아보고자 ‘농업․농촌 신규직업 100선’을 펴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김미희 농촌환경자원과장을 만났다.   

 농산물시장 개방 가속화…
 해외시장 개척 마케터에 이어
 농식품 수출에도 관심 둬야

귀농·귀촌 지원 위해 농업농촌분야
새로운 직업 100가지 선정해 출간

“농촌환경자원과에서는 농촌관광 활성화와 귀농귀촌, 정주(定住)지원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귀농귀촌 인구 증가에 대응해 농촌에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과 앞으로 창직이 기대되는 직업 100가지를 엄선해 ‘농업·농촌 신규직업 100선’을 작년 여름에 펴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100가지 직업은 는 농업농촌을 둘러싼 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 등과 연계해 등장된 직업과 창직이 예견되는 직업을 연구분석해 선정됐다. 총 5명의 연구원이 선정한 160개의 직업 중 사람들의 관심과 선호도, 전망을 고려하고 심층 논의해 100개의 직업을 엄선했다. 선정된 직업의 이름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다듬었다.

선정된 100가지 직업은 다섯 분야로 다시 분류했다. 제1권은 농촌자원을 코디하는 신규직업, 제2권 첨단기술로 농업을 발전시키는 신규직업, 제3권 농촌경제를 이끄는 신규직업, 제4권 농촌환경과 안전을 책임지는 신규직업, 제5권 우리농업을 세계로 알리는 신규직업 등 총 다섯 권으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책에는 직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현황, 전망, 직업수행에 필요한 역량과 교육, 직업에 진출하기 위한 팁(Tip)도 담겨있다.

농촌관광플래너․스마트농업전문가 유망 직업
“이 책에 소개된 직업 중에는 실제로 있는 것들도 있고 앞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들도 있어요. 소개된 자연환경 안내원 등은 기존에 우리가 익숙하게 봐 왔던 직업이지만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가치가 증가하면서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직업입니다. 또 해외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없는 직업도 있어요. 이런 직업들을 함께 소개한 이유는 우리 농업·농촌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함께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농촌에는 앞으로 농업 발전과 농가소득을 창출해낼 많은 새로운 직업이 있을 것이기에 귀농인들이 새 직업을 만드는 것을 연구해야 한다고 김 과장은 말했다.
농업·농촌 신규직업 100선 중 특별히 추천할만한 직업이 무엇인지 물었다.
“여러 직업이 있겠지만 특히, 농촌자원을 코디하는 직업 중 ‘농촌관광플래너’라는 직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농촌관광플래너는 지역을 기반으로 이주민의 자율적인 협력을 유도해내는 직업이고, 지역기반 관광체험상품과 코스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전문가를 말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농촌관광플래너를 대표 신규직업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분에서 크는 꽃과 관상수를 센서로 수분과 빛 공급을 관리하는 ‘스마트농업전문가’는 가정·기업·마트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활약을 할 수 있다고 보여 기대되는 직업 중 하나입니다.”
김 과장은 스마트 화분을 이용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을 할 경우, 아이들의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을 높여 농업분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업드론조종사, 에너지절감 시설관리자,
그린마케터 등이 새 직업으로 떠오를 것

우리 농업·농촌분야의 일자리 증가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김 과장은 말한다. 농업과 기술이 결합되면서 높은 소득을 올리는 직업이 많이 생겨나고, 농산물 가공기술을 개발하는 직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그는 예견했다. 또한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여유롭고 즐거운 삶을 즐기기 위한 농촌체험관광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직업도 새롭게 등장할 것이라고 김 과장은 전망했다.

“농촌자원을 활용해 이를 코디하는 신규 직업 늘어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곤충전문 컨설턴트, 귀농귀촌플래너, 농촌레저 활동지도사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농촌경제를 이끄는 신규직업으로는 농산물물류엔지니어, 농업·농촌 경영컨설턴트, 도시농자재판매업자, 마을기업 운영자 등도 나타나게 되겠죠. 또한 첨단기술로 농업을 발전시키는 직업으로는 농업드론조종사, 농업로봇개발자, 스마트팜기술자, 에너지 절감 시설관리자, 친환경농자재전문가 등이 새롭게 등장할 겁니다. 농촌환경과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으로는 기후변화전문가, 농산물 품질관리사, 농작업 안전관리사, 생태건축전문가, 안전먹거리 지킴이, 환경복원기술자, 유기농업전문가, 그린마케터 등이 생겨날 것입니다. 특히 그린마케터는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상품을 개발하면서 기업이 환경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마케팅활동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에서 녹색성장 추진에 따라 나타난 직종의 하나로, 스타벅스나 팀버랜드 등이 그린마케터를 둬 큰 성공을 거둔 바가 있습니다.

우리 농업을 세계로 널리 알리는 직업으로는 공정무역전문가, 국제협력전문가, 농산물 해외시장 개척 마케터, 농촌 문화교류 코디네이터 등이 있습니다. 글로벌시대에 젊은이들의 세계 진출 꿈이 많지요. FTA와 WTO 등으로로 인해 시장 개방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농산물해외시장마케터’로 취업해 값진 경험을 얻은 뒤 자신의 수출기업을 설립하는 포부를 키워보는 것도 도전해 볼 만합니다.”

농업기술센터서 농업분야 직업교육
농업·농촌 신규직업 100선을 통해 농업관련 신규직업 취업정보 얻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 책을 활용해 시군농업기술센터에 ‘농업·농촌 신규직업 소개 가이드’라는 교재를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현재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여러 가지 농업·농촌분야 취업진로 체험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새로운 농업관련 직업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교육에 앞서 자신의 흥미와 맞는 직업들이 뭔지를 알아본 뒤 각자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에 참가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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