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하눌주택·하눌종합건설 정주영대표

집은 가족이 화목한 인생 여정을 엮어 나가는 소중한 공간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가족이 정겹게 지낼 보금자리인 집을 짓는 것과 예쁜 집을 장만하는 것에 큰 꿈을 갖고 있다. 즐거움과 행복이 깃드는 좋은 집을 짓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하눌주택과 하눌종합건설 대표인 정주영씨를 만났다. 

 집 짓는데 설계가 가장 중요
 건축주의 주머니사정 배려하는
 설계사 꼼꼼히 살펴 찾아내야

아파트는 편하고 재산증식 유리하지만
획일화된 라이프스타일로 삶 얽매

정 대표는 먼저 좋은 집을 짓는 방법 소개에 앞서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며 아파트에 대한 얘기부터 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요. 저는 절대 아파트가 싫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너무 편리하고 효율성이 있고 재산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혹평을 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고민해보셨나요. 아파트라는 주거시설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획일화시키고 있지 않은가를. 집을 짓는 사람으로서 이런 고민을 많이 합니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방 2~3개가 있고 거실, 주방이 있고 화장실과 베란다가 있지요. 그리고 거실에는 소파가 있지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소파에 앉아 TV만 보고 각자의 방에서 책을 보거나 합니다. 재미있는 일들을 집이 아닌 밖에서 찾을 수밖에 없죠.”

아파트는 우리의 삶을 얽매고 있다고 정 대표는 말한다.
“우리가 어릴 적 살던 한옥에서는 얼마나 다양한 행위와 활동들을 했었는지를 생각해보세요. 마당에서 제기도 차고, 멍석 깔고 윷놀이도 하고, 친척들이 모두 모이면 대청마루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다가 잠이 들곤 했죠. 마당 한 켠에 나무도 자라고 채소도 가꾸고 참 즐거웠고 행복한 기억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파트에선 이런 즐거움과 행복의 기억을 남길 수가 없다고 봅니다. 주택에서의 삶의 질이 지금의 아파트 생활에서는 퇴보하고 말았어요. 따라서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되찾기 위해선 마당이 있는 집을 짓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정 대표는 인생에 보람을 누리려면 시공사가 꾸며놓은 협소한 아파트공간에 살기보다 즐거운 삶을 이끌어갈 마당이 있는 집짓기에 관심을 둬야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집짓기에 앞서 마음부터 다잡아야 한다면서 이런 말을 했다.

집짓는 명확한 이유와 각오 필요
직접 설계해보고 업체와 계획 짜야

“집을 지으려면 ‘왜 집을 지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명확해야 합니다. 집을 짓는 얘기를 주변으로부터 들어봐서 알겠지만, 집짓기는 마라톤처럼 힘든 일이예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2년이 걸리거든요. 이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예요. 그래서 왜 내가 집을 짓고 싶은가에 대한 명확한 이유와 각오가 분명히 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를 노트에 그려보고 적어나가야 합니다. 집짓기 전에 오랜 시간 동안 나름대로 자신만의 집 설계도를 그려봐야 합니다. 상상으로 그려낸 설계도면에 자재는 어떤 것을 쓸 것인가 등 구체적으로 깊게 궁리해야 합니다. 마음을 정했으면 첫째, 어디서 누구와 상담을 하고 어떻게 진행을 해야 되는지를 계획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목조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스틸구조 등 세 가지 구조 중 본인의 구상에 맞는 구조를 선택해야 합니다.”
집짓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정 대표는 소개했다.

원스톱으로 설계·인테리어·시공하는
신뢰 있는 업체에 발주하는 게 유리

첫 번째는 정석적인 공법으로 설계, 시공, 인테리어를 각각 다른 회사에서 의뢰해 짓는 방법이다. 이때 설계회사에서 의뢰한 도면을 받고 이어 인테리어회사에서 도면을 받아 이 두 도면을 가지고 시공회사에서 견적을 받게 된다. 견적은 다섯 군데 정도에서 받는 게 좋다고 정 대표는 조언했다. 견적을 낸 시공사 중 본인에게 맞는 합리적인 금액에 맞춰 공사를 해낼 시공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이 방법은 설계와 인테리어, 시공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각각의 업체에 맡기므로 실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다만 비용이 엄청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그리고 한 부분에서 차질이 생기면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요즘 하우징 업체를 통해 집을 짓는 방법이다. 하우징 업체는 설계와 인테리어, 시공을 한 회사가 원스톱으로 해준다. 일반적으로 각각의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저렴한 만큼 신뢰성이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다음으로 정 대표에게 건축구조에 대해 알아봤다.
“구조는 뼈대를 말합니다. 목조구조는 단열이 가장 좋아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듯합니다. 그리고 친환경적입니다. 화재가 발생해도 대피가 쉽지만, 나무는 옥상구조물로 쓰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사기간이 짧다는 장점도 있죠.

철구조는 열전도가 빨라 쉬 뜨겁고 쉬 식습니다. 돌구조는 돌이 열을 한 번 받으면 오래 지니고 있어 보온성이 좋습니다. 콘크리트구조는 시공 시 콘크리트가 말라야 다음 공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가 깁니다. 단열재로 주로 쓰이는 스티로폼은 불에 약하고, 화재 시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하죠. 콘크리트로는 여러 형태의 건축디자인이 가능해 옥상과 수영장 등을 지을 수 있지만 친환경이지는 않습니다.”

건축주도 설계공부 많이 해야
설계사 선정되면 신뢰·소통 중요

건축주는 설계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설계사를 고를 때에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책자를 미리 보고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을 하는지를 살펴보고, 그 중 건축주의 주머니사정을 배려해 설계해줄 사람을 선정해야 합니다. 또한 건축주는 설계사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신뢰를 보이며 소통을 잘해야 합니다. 설계 후에는 시공예산을 꼼꼼히 따져 적정가격을 도출해내고 그 예산에 맞게 공사를 해줄 업자를 선정해야 합니다. 유의해야 할 점은 총공사비 중 10%는 반드시 예비비로 남겨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주영 대표... 홍익대 건축학과 졸. 건축동인건축사무소 근무, 대형주택회사 대표이사 역임, 현 하눌주택, 하눌종합건설 대표이사, 500여채 시공, 연매출 150억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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