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중심 급식 늘어나면 ‘일석오조’ 효과 기대

▲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아이들의 영양균형은 물론 국산과일 판로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아침급식은 건강·지역경제·일자리 살려
과일간식제 시행으로 과체중·비만율 감소
학교급식법·식생활교육지원법 등 근거규정 마련돼야
농식품부 ‘초등학교 아침 간편식 지원 시범사업’ 시행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1kg으로 1985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쌀 소비량이 줄다보니 농민들은 쌀 공급과잉이라는 오해로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쌀 재고는 244만3000톤으로 만 톤당 비용은 31억 원으로 총비용은 7573여억 원에 이른다. 반면, 아침식사를 굶는 초등학생은 10%, 중·고등학생은 34.6%에 이르고 있으며, 소득이 낮을수록 결식률도 높아졌다.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돌봄교실 24만 명에게 1인당 150g씩 과일간식을 연간 30회 제공되는 ‘과일간식제’가 도입됐다. 이 사업으로 과일을 제공받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과체중과 비만율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국산과수농가의 지속성장에도 기여해 아침급식을 쌀 중심으로 공급하면 더 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에서 ‘학생 아침급식 확대 방안 토론회’를 주최한 박주현 의원은 쌀로 아침급식을 늘리면 일석오조의 효과가 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학교에서 아침밥을 먹으면 농민은 소비처를 확보할 수 있고, 정부는 쌀 보관비용 감소는 물론, 식량주권을 강화할 수 있으며, 학생은 건강권을 지키고, 학부모의 부담도 줄여준다”면서 “쌀 가공식품을 급식과 간식으로 제공하면 쌀에 대한 인지도와 섭취빈도가 향상돼 쌀의 소비량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 장관은 “정부는 2013년부터 958개 학교, 56만6000여 명에게 급식과 쌀가공식품을 간편식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학생 아침급식 지원방안은 농식품부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여기고, 교육부 등 관계부처, 지자체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침급식, 학교마다 차별 지원돼야
주제발표에 나선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정해랑 정책위원은 “미국은 아침급식 시범사업을 1966년부터 시작해2017년 48억9000억 달러의 예산으로 1466만 명이 혜택을 보고 있고, 영국은 2020년까지 1700개 학교에 아침밥클럽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점심급식과는 별개로 아침 간편식용 쌀 가공식품을 제공하는 ‘학교 아침 간편식 지원사업’ 모델로 아동과 청소년의 결식률은 낮추고, 쌀의 소비를 늘리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단, 학교별로 인력과 사용가능한 공간, 집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분류1(즉시 섭취와 간단한 가열 식단), 분류2(가공품 조리), 분류3(식재료 조리) 등으로 차별 지원한다는 게 정 위원의 주장이다.

이어 정 위원은 “대상은 희망자 중심으로 하되, 취약계층 학생을 포함해 곡류·과채류·유제품류가 포함된 1인당 1식 3000원의 식품비를 지원해 정원의 20% 또는 50명 이상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침급식 사업은 건강,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등과 연계될 수 있는 사업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할 수 이도록 법률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9년 서울 아침밥클럽을 도맡아 운영한 가톨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송윤주 교수는 “서울 7개 자치구 8개 학교 470명을 대상으로 한 아침밥클럽은 아침을 의무적으로 먹게 하는 게 아니라 즐거운 교육의 일환으로 시도한 사업”이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았지만, 식품의 저장 공간 마련, 남은 음식물 처리방안, 다양한 메뉴의 개발, 식품 수급과 배달을 위한 인력 배치 등의 숙제도 남겼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떤 학교는 시리얼을 제공했을 때 크게 만족한 반면,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었던 경험을 말하며 학교에 자율결정권을 줘야 이 사업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지난 21일 국회에서는 쌀 중심의 급식과 간식을 제공해 결식률은 낮추고, 쌀 소비는 늘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경기도, 지난해부터 시범사업 시행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이완석 식량산업팀장은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도비 2억1200만 원으로 지난해 초등학교 54개교 2533명 학생에게 경기미로 만든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우리아이 아침간편식 지원’사업을 시행했다”면서 “제공되는 메뉴는 삼각김밥, 샌드위치, 한입밥, 피자, 방, 시리얼, 떡과 음료 등 간편식을 화·목요일로 총 25회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교육청이 정책적 시각차가 존재했다는 이 팀장은 “도는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고, 어릴 때부터 아침식사와 쌀 소비습관 형성에 필요하다고 한 반면, 교육청은 9시 등교를 저해하고, 아침은 부모님과 함께해야 한다는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며 “간편식 제공으로 조리시간이 필요 없어 일찍 등교하지 않아도 됐고, 오히려 지각하는 학생이 감소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올해 예산을 4억5000만 원으로 늘려 농촌학교 중심으로 초등학생 3000명에게 총50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의 아침간편식 사업을 추진 중인 군포 한얼초등학교 김기영 교장은 “아침 7시 아침 간편식을 실은 냉장차량이 배송해 8시부터 20분간 식당에서 1인분씩 접시에 담아 식사하고, 9시까지 모든 뒷정리를 끝내는 순서로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잔반의 양도 점점 줄어들었고, 친구와 함께 식사하며 사회성도 좋아졌으며, 아침을 거른 아이들은 4교시면 집중도가 떨어지곤 했는데, 아침간편식을 먹은 아이들은 학업성취도가 높아졌고, 학부모들도 우수한 간편식 질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장은 “초등학생은 보조인력의 지원이 필요하고, 저학년은 소단위포장을 고학년은 여분을 보내줘야 하며, 유통시스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김정주 식량산업과장은 “올해 국비 3억5000만 원 예산으로 5월 중에 전국 15개 초등학교를 선정해 9월부터 주3회 총26회 아침 간편식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면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2022년 정식사업으로 희망학교에 식품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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