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만세 - 강원 양구‘양구쌍둥이농장’이근우·박신영 부부

▲ 양구 해안면에 있는 펀치볼 지역엔 현재 60여 농가가 사과 농사에 매진하고 있다. 일교차가 큰 이 지역은 사과의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근우 박신영 부부는 귀농 3년만에 적자를 벗어나고 지난해 1억8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원도 양구 쌍둥이농장 귀농부부의 열정 스토리

부부는 7년전인 2012년 말까지만 해도 경기도 시흥에 사는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은 양구에서 온 사과 한 조각을 먹어 보고는 느닷없이 사과농사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아내는 뜬금없는 남편의 말을 농담으로 들었으나, 날이 갈수록 남편의 결심은 굳건해져갔다. 마침 남편이 하던 건축 관련 일도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부부는 전환점을 모색해야 할 때이기도 했다. 아내는 평소 가까이 지내던 쌍둥이 언니네와 상의하고 두 가족이 함께 귀농하기로 했다. 농장이름도 자연스럽게 ‘양구쌍둥이농장’으로 정해졌다.

3년만에 흑자 전환…99% 온라인 판매
가족 함께 귀농하고 품목 확실히 정해야

올해로 부부가 귀농한지 7년차다. 그간 이 부부에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부부는 귀농에 대해 “잘 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함께 귀농한 언니네 부부는 2년 뒤 새로운 결심을 하고 도시로 생활권을 옮겼지만, 이근우·박신영 부부는 사과 농사에 열정과 노력을 다 쏟았다. 지난해 이들 부부는 1억8천만 원 매출을 올렸다. 도시에 있었을 때 보다 풍족하다고 한다.

처음부터 무턱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기존의 사과농장을 인수했다. 제법 맛 좋은 사과가 생산된 농장이었다. 전 주인은 연로했고 농장 경영에 더 이상 뜻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잘 관리된 농장을 인수했다 해도 초보 농사꾼에겐 무리였다. 2013년, 2014년 두 해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길을 모색할까 했지만 3년은 버텨보자고 이를 악물었다. 드디어 2015년 흑자를 기록했다. 9900㎡(3천평) 농사에서 맛 좋은 사과가 나왔고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주문이 밀려들었다.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2015년엔 약한 우박피해를 봤어요. 맛을 괜찮은데 외관상 품질이 떨어져서 반값만 받고 내놨죠. 그랬더니 그게 불티나게 팔리더라구요.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알아본 거죠.” 남편 이근우(52) 씨의 말이다.
가끔 우박피해가 있었다. 부부는 두 차례 우박피해를 봤는데 2015년과 2017년이다. 하지만 재해보험에 가입한 덕분에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 수입 매출목표는 2억 원이다. 지난해 보다 약 10% 늘려 잡았다. 과욕 부리지 않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한다. 아내 박신영(45) 씨는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체험농장 수입이 그런대로 짭잘해요. 지난해 체험농장으로 1200만 원 수입을 올렸어요.”
휴전선에 인접한 양구엔 군부대가 많은 관계로 박신영 씨는 지역 군인가족들의 사과따기 체험 등을 진행했다. 이젠 손님맞이와 마케팅에 노하우도 쌓여 일이 재미있다고 한다.

부부의 목표는 더 맛있는 ‘명품사과’를 생산하고 그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 농장의 사과맛을 본 고객들은 재구매를 멈추지 않고 있으며, 입소문은 점점 퍼져나가 해마다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다. 2014년 9900㎡(3천평)이었던 과수원은 이제 2만3100㎡(7천평)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할 일도 많고 고되기도 하지만 부부는 의욕을 불태운다. 몇가지 품종을 시기별로 출하하고 있다는 이근우씨는 “홍로는 추석때, 조생부사는 사과따기 체험용, 주력 품종은 부사”라며 “‘시나노스위트’라는 신품종이 있는데 맛은 좋은데 보관에 어려움이 있어요. 이들 품종을 적절하게 운영해야 연간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죠”라고 한다.

그는 아직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강원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사과 품질향상 기술을 연마하고 지난 1월 졸업했다. 앞으로도 그는 전국 어디든 신기술을 배울 수 있다면 달려가 공부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귀농성공포인트를 말해달라고 하자 이근우씨는 이렇게 말한다.
“우선 농촌에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확고한 결정이 있어야 해요.”
그는 지금 당장 유행이나 일시적 인기품목보다는 충분한 조사를 통해 품목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생산하는 품목의 판로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계획이 있어야 하고 특히 아내와 자식들이 함께 가야 합니다.”

이 씨는 가정의 따뜻함을 느낄 수 없는 ‘나홀로 귀농’은 절대 반대했다.
“부부의 경우 서로 믿고 용기를 주는 것도 중요하고 아이들도 도시와는 다른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는 귀농후엔 지역사회 대소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민들과 폭넓게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양구 쌍둥이농장의 이근우·박신영 부부. 이제 귀농 7년차지만 15년차 내공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귀농으로 꿈과 행복을 이룰 수 있다는 실증을 보여주는 당차고 행복한 중년부부의 ‘귀농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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