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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당선 뒤에는 막중한 임무가 따른다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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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5  09: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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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은 다양한 사업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졌다.
높은 연봉과 명예까지 가졌다.
그 뒤에는 막중한 임무와
책임이 따른다.

조합원은 조합장이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게
도와줘야 한다.
제대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추진하는가를 감시하고
촉구해야 한다."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불규칙한 계절변화는 기존에 익숙하게 여겨왔던 농사를 어렵게 만든다. 봄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모내기가 어렵고 가을에는 너무 늦게까지 비가 내려 벼 수확을 어렵게 한다. 여름은 너무 더워 가축이 폐사하고 겨울은 더 추워져 전염병 발생 우려가 높아졌다. 폭우와 우박 등 이상기상은 안정적인 농업생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농촌인구의 고령화 역시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이미 65세 이상 농업 인구 비율이 42%를 넘어섰다. 오랫동안 축적된 농사 경험이 다음 세대로 전수되지 못하고 만성적인 일손 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상기후나 고령화가 조합장과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다.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조합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제2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가 끝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인 221만977명 가운데 178만3840명이 참여해 투표율 80.7%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제1회 선거의 평균투표율 80.2%보다 0.5%포인트 높은 결과다. 조합별 투표율은 농·축협이 82.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수협 81.1%, 산림조합 68.1% 순이었다. 전국 농·축협 1114곳, 수협 90곳, 산림조합 140곳 등 1344개 조합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3474명이 입후보해 평균 2.6대 1의 경쟁을 뚫고 당선을 거머쥐었다.

조합장은 지방경제의 수장(首長)이다. 시·군·읍·면의 경제활동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의 최고경영자(CEO)다. 조합원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농업인의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한 처방을 내놓고 실천해야 한다.
농협법 제1조에 명시된 설립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나라안팎으로 농업·농촌 현실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갈수록 암울하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가야할 정도다.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명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편안히 앉아 있을 수 없는 자리가 바로 조합장이다. 발로 뛰면서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을 개척해야 한다.

조합원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제대로 대접받게 하는데도 앞장서야 한다. 지역 특성을 살려 농가 살림이 불어날 수 있는 소득원(所得源)을 개발해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조합경영을 잘해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되돌려주는 환원사업이나 배당금 지급을 확대해야 한다. 조합원은 조합의 밑바탕이 되는 자기자본인 출자금을 출연한 주인이다. 주인의 소득에 걸맞게 조합장의 연봉이 책정돼야 옳다. 이번 조합장선거에 조합장의 연봉이 고액이라는 볼멘소리가 높았다. 진정 농민의 농협은 농민의 눈높이에 맞혀야 한다. 조합원이 잘사는 농협, 잘 살게 만들어 주는 농협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어느 후보자는 30%를 삭감하겠다고 하거나 조합장학회를 만들어 연봉의 일부를 갹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조합경영이 순조롭게 잘 돌아가는 경우는 일부 조합을 제외하고는 그리 흔치 않다. 늘 어렵다.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조합원의 의식도 예전만 못하다. 무조건 내 조합만 이용하겠다는 주인의식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설립목적에 맞게 조합이 굴러가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관심과 참여가 제일보(第一步)다. 내가 지지했던 안 했던, 당선된 조합장이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게 도와줘야 한다. 제대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추진하는가를 감시하고 촉구해야 한다. 나몰라 해서는 안 된다. 조합사업을 이용해 경영이 잘되도록 조력해야 한다. 그 과실은 바로 조합장의 것이 아니라 조합원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들판에선 봄 아지랑이가 핀다. 당선된 조합장들의 야심차고 당당한 출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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