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면 언제나 산불이 문제다. 대지가 가장 건조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소방청의 자료는 연간 화재발생 비율 30%가 봄철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 많은 겨울철 화재가 대부분 실내인 반면에 봄철은 산불 등 야외 화재가 압도적이었다.

산림청 자료는 올해 들어 지난 3월초까지 벌써 산불 187건이 발생했다. 이중 21건인 11.2%가 논밭두렁을 태우다 일어났다. 특히 밭두렁 주변에는 야산이 많아 산불발생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뽑아낸 고춧대 등의 농작물과 비닐 등 영농폐기물을 밭에서 태우는 일도 위험을 부추긴다. 비닐은 바람에 휩쓸릴 경우 부력이 높고 발화성이 높아 야외소각 절대 금지 대상이 될 정도다.

농진청 자료는 논밭두렁에는 익충이 94.5% 서식하고, 해충은 불과 5.5%에 불과했다. 논과 밭두렁을 태우는 일은 따듯한 덤불에서 온갖 해충이 겨울을 지냈을 거란 생각이 불러온 오랜 우리의 잘못된 농법이다. 영농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쌀쌀한 봄 날씨도 논밭두렁 태우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논밭두렁 태우기는 익충을 죽이고, 산불 등의 위험을 낳는 등 득보다 실이 너무 크다 할 수 있다. 더 이상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서는 안 된다. 농가의 논밭두렁 태우기 자제가 거듭 요구되는 봄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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