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센터에서는-상주시농업기술센터 피정옥 소장

경북 상주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백두대간의 산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중심에 위치해 있다. 한우와 곶감, 오이, 그리고 쌀과 배 등의 농축산물이 1조4000억 원이 생산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FTA의 높은 파고 속에서도 지난해 배, 포도, 복숭아, 곶감 등의 수출액이 2017년보다 47% 늘어난 567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금의 성장세를 더할 비전을 듣기 위해 상주시농업기술센터 피정옥 소장을 만나봤다.

상주 최초 여성소장…생활개선회 업무만 30년 맡아

삼백의 고장이자 첨단농업도시 명성 드높일 터
농산물종합가공지원실로 지역농산물 가공 활성화

▲ 상주시농업기술센터 최초의 여성소장인 피정옥 소장은 생활개선회와 30년 넘게 동고동락한 동지이자 찬란한 역사를 기억하는 산증인이기도 하다.

- 상주시농업기술센터 최초의 여성소장이다.
경북 상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남편도 상주 출신으로 작년 10월 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친정과 시댁동네에서 플랜카드가 모두 걸릴 정도로 지역에서 축하를 많이 받았다.
1981년 농촌지도직으로 첫 발령을 받아 근무한 게 엊그제 같은데 소장, 그것도 상주 최초 여성소장이라는 타이틀이 영광스러운 한편, 막중한 책임감도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제1호 여성소장으로서 우리 후배들이 또 다른 여성소장으로 탄생할 수 있는 꽃길을 만들기 위해 임기 동안 상주농업이 한 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뛰겠다. 무엇보다 농민을 고객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자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 있는 기관이 목표다. 우선 상주를 4개 권역별로 나눠 북부내륙농업권(배·포도·오이·특용작물), 낙동강농업권(한우·관광농업), 남부평야농업권(곶감·축산·화훼), 백두대간농업권(포도·사과·특용작물) 등의 특성을 살려 ‘삼백의 고장’ 명성을 잇는 한편, 곧 들어서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을 시작으로 첨단농업 도시 상주의 이름을 드높이겠다.

- 생활개선회 업무만 30년 넘게 담당했다고 하는데…
1984년 생활지도직으로 전직 후, 경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 당시 스쿠터를 직접 몰고 마을을 누비던 경북농업기술원 정종기 전 기술보급국장님이 롤모델이었다. 너무나도 척박했던 농촌현장에서 호칭은 ‘선생님’으로 불렸지만 하는 일은 요즘은 상상하기 힘든 어려운 일 투성이였다.
농촌가정 메탄가스 사업 당시 ‘똥가스 아가씨’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농촌 식생활 조사를 위해 마을의 부녀회장 집에서 5일간 숙식을 해결하며, 매일 집집마다 찾아가 쌀,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을 일일이 저울로 달아 통계를 냈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생활지도직으로서 여성의 섬세함을 살려 농촌여성의 어려운 점을 살피고,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그야말로 불철주야 살아온 시간들이었다. 이제 헤아려보니 그 세월이 30년이라니, 사실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다. 지난해 생활개선회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경북권역 자료수집을 센터에서 하면서 생활개선회는 우리 농업·농촌의 찬란한 역사를 만들어온 주역임을 새삼 느꼈고, 나도 그 역사의 산증인이라 자부할 수 있다. 
1960년대 주거환경과 의생활개선, 1970년대 영양개선과 농번기 탁아소, 1980년대 생활개선 종합시범마을 육성과 한국형 식생활 정착, 1990년대 농촌여성 일감갖기, 2000년대 6차산업화 등 생활개선회와 시대를 변화하는 일에 언제나 함께였다.

그렇게 생활개선회 업무만 30여 년 넘게 해오면서 느낀 점은 생활개선회원들은 보배라는 점이다. 우리지역에만 840여 명이 넘는 회원이 있는데 회원수가 감소하는 다른 농업인단체와 생활개선회는 정반대다. 생활개선회 산하 우리음식연구회의 경우 신규 가입을 하려면 기존 회원이 탈퇴해야만 가능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센터는 회원들에게 농기계교육, 노인건강 운동지도사, 정리수납 자격취득, 웰빙장류 교육과 할매·할배의 날 행사, 부부캠프 등을 추진해 즐거운 농촌가정을 육성했고, 하모니카, 민요, 스포츠댄스 등의 취미교육도 호응도가 높았다. 

- 올해 사업 중 눈에 띄는 것들이 많다.
올해 국비사업으로 선정된 중소가축 활용 동물농장 모델 시범사업은 학교 내 동물농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돌봄으로써 교감을 나누는 사업이다. 작년에 김제에서 사업을 수행해 효과가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상주는 교육청 공모를 통해 남부초등학교를 선정해 시설을 갖추고 컨설팅 강사를 파견해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과 사회성을 기르며, 아울러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그리고 상주는 지난해 지역단위 푸드플랜 선도 지자체로 선정돼 선순환 먹거리 체계구축을 위한 농업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하게 생산되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의 활성화를 위해 안전하고 고품질의 가공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 구심점이 바로 농산물종합가공지원실이다.
이곳은 위생실, 전처리실, 가공실, 포장실, 발효실 등 시설과 50종의 69대 장비가 갖춰져 있다. 음료, 제과제빵, 잼, 엿, 차류, 주류, 발효제품, 분말류 등을 생산할 수 있고, 3일 전에 담당자와 상담 후 신청하면 상주시민 누구라도 무상으로 쓸 수 있다. 돈이 되는 가공사업을 위해 또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이곳을 이용해 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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