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인터뷰 -농촌진흥청 이건휘 농업생물부장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 신품종 벌 개발 성과
식용곤충․농업미생물 실용화․산업화 연구 박차

1900년 대한제국 농상공부 잠업시험과가 모태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 뿌리가 누에에서 시작된 만큼 농업생물부는 그간 국내 양잠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를 주도해왔다. 산업화로 인해 누에고치가 내리막길을 걸을 때 새로운 돌파구로 꿀벌과 곤충, 미생물로 외연을 확대하며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농업생물부 이건휘 부장으로부터 취임 1년을 맞은 소회와 주요 업무 추진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농업생물부장으로 부임한지 1년이 됐는데, 그간의 소회는?
농촌진흥청 농업생물자원의 실용화와 산업화 최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농업생물부의 부장을 맡게 된지도 1년이 됐다. 급변하는 농업환경 속에서 농가와 농산업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부서원 모두가 이러한 공통의 목표의식을 갖고 한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간 덕분에 무사히 1년을 보내 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농촌진흥기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연구와 기술보급 성과를 인정받는 기쁨까지 누리기도 했다.

-지난해 농촌진흥기관 최우수기관상을 받았는데, 자랑할 만한 성과 몇 가지만 소개해 달라.
토종벌 에이즈라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벌유충썩음병) 저항성 신품종 벌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농가 실증시험까지 마친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유충 인공사육과 인공수정 기술 개발로 품종육성 기간을 15년에서 7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으며, 일벌 생존율을 기존 7%에서 79.1%로 증가시켰다. 벌꿀 생산력도 기존에는 벌통 하나에서 1㎏ 이하였다면 신품종은 4.8㎏으로 크게 증가했다.
동애등에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의 친환경적 처리 등 환경자원화 기술을 개발·보급한 것도 내세울만한 성과이며, 축산 악취저감 미생물제를 개발해 지난해 과기부가 매년 선정 발표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경규 농진청장 취임 이후 농업생물부의 중점추진과제 실천방안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농업생물부는 4개의 연구영역으로 나눠 실천계획을 수립했다. 첫째, 스마트 곤충사육의 원년이 되고자 한다.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 곤충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곤충 스마트 사육기술을 구축해 농가의 비용 절감을 꾀할 계획이다. 올해는 ICT 기술을 활용한 곤충농가 사육환경 제어 프로그램, 화분매개곤충 뒤영벌 생체정보와 사육 환경정보서버, 플랫폼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둘째, 농생명 기술을 활용한 성장산업육성으로, 양잠·양봉·곤충의 소비확대와 고부가가치 기능성 소재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익힌숙잠(홍잠)의 인지기능개선 건강기능식품원료 등록을 위해 인체적용시험 수행 예정이며, 식용곤충 함유 췌담도 수술환자 대상 특수환자식을 개발해 임상시험완료 후 대국민 홍보 계획이다.
또한 올해 수벌번데기와 아메리카왕거저리가 식품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식약처에 등록할 예정이다.
곤충식품 안전성 기준 설정과 먹이원 보급 등 생산단계에서부터 가공제품까지 전 주기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농업과 깨끗한 생활환경 유지를 위해 미생물을 이용한 오염물질 저감 기술도 개발하겠다.

-농업미생물 연구에 대한 연구는?
미생물은 농축산업, 식품, 생명공학 등 많은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용도의 생물소재로 이용되는 중요한 생물이다. 농업생물부에서는 이러한 미생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농업미생물 자원을 확보해 농업분야에 활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7년 8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생물자원의 국가 간 이동이 제한돼 고유 토착미생물 자원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농업생물부는 세균․곰팡이 등 농업미생물자원 2만3387점을 확보해 대학과 연구소 등에 연간 2500점을 분양해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토착 농식품 미생물을 발굴해 새로운 소재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건강․친환경․미래농업에 기여할 미생물 활용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현장과 농촌융복합산업화를 어떻게 접목시켜 나갈 계획인지?
농업생물부는 연구개발한 기술을 농가나 지역사회에 이전해 농산물의 가공제품 개발, 체험과 힐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연구성과를 현장에 접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함평나비축제에는 농업생물부가 개발한 인공사육기술로 사육된 나비, 사슴벌레 등이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도록 전시되고 있으며, 곤충 사육은 노인의 치매 예방과 어린이의 집중력 향상 등 정서적으로 안정이 될 수 있는 치유농업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경남 산청과 전북 부안, 경북 영천 등에는 기술이전을 통해 동충하초, 오디음료, 뽕국수, 아이스크림 등 지역 특산품으로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가 하고 싶은 연구가 아닌 농업인과 국민이 필요로 하는 연구, 소득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겠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지난해를 경험삼아 좀 더 발전적이고 안정적으로 부서를 운영하겠다. 무엇보다 농업생물부가 농업생물분야의 허브기관 역할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연구-지도-인력양성 등 인프라 기반 구축에 힘쓰겠다. 또한 연구성과의 홍보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산업 발전에 제약이 되는 규제개선에도 적극 행정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농업생물부가 잠업․양봉․곤충․농업미생물 자원에 식의약․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해 미래를 여는 선도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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