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서울아산병원 의공학과 김준기 교수팀, ‘미세 내시경 광학 시스템’ 개발

질병 치료·약물 개발 획기적 진전 기대
직경 1mm 미세내시경과 연결된 현미경으로 질병 발생 회복과정 생생히 연구

살아있는 생물의 장기나 조직세포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미세 내시경 광학 시스템’이 국내 의공학 팀에 의해 개발됐다.
앞으로 이 시스템이 의료현장에서 상용화되면 질병의 진행 과정이나 치료과정(회복과정), 약물의 반응(효과) 등을 살아 있는 세포상태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게 돼 질병의 치료와 연구,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진전이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주사바늘을 이용해 세포를 떼어내거나(천자) 외과적으로 채취한 장기, 조직의 세포를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관찰해 병리학적 상태를 진단해왔다.

▲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김준기 교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김준기 교수팀은 상용현미경과 결합이 가능한 ‘미세내시경 광학 시스템’을 개발해 ‘살아있는 생물의 장기 속 세포들의 세밀한 변화를 현미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최근 밝혔다.
특수 제작한 직경 1mm 내외의 초소형내시경이 생물 몸의 미세구멍을 통해 장기에 직접 삽입되기 때문에, 장기나 조직의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이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또 기존의 상용현미경을 세포영상을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함으로써, 고도의 기술과 비용이 들어가는 고해상도 미세내시경과 영상장치를 매 검사때마다 구축할 필요가 없어 비용면에서도 크게 절약된다.

이 시스템은 생명과학연구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체내모니터링(살아 있는 생명현상 관찰)기술을 현실화하고, 상용현미경의 응용범위를 생체영상기기로 확장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전세계 생명광학분야 권위지인 ‘저널 오브 바이오포토닉스(Journal of Biophotonics)’ 최신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김준기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교수는 “상용현미경과 결합 가능한 ‘미세내시경 광학 시스템’은 지금까지 시험관에서 세포를 관찰하고 기능을 밝히는 단계를 넘어 생물단위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을 현실화했다”며 “이 시스템을 의료임상에서 활용하게 되면 살아 있는 생물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대사활동, 질병발생, 회복과정과 같은 각종 생명현상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 앞으로 약물개발 등을 비롯한 생명과학연구가 더욱 심도 있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현미경의 경우 관찰대상을 올려놓는 재물대가 좁다는 점에 착안해, 살아있는 생물을 재물대가 아닌 다른 넓은 공간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광학 모듈이라는 특수 장비를 고안했다.
상용현미경과 미세내시경 시스템 사이를 길게 연결하는 이 광학 모듈은 안에 렌즈와 거울이 내장돼 있어 빛이 통과하는 방향을 바꿔준다. 현미경으로 들어온 빛을 미세내시경 끝단까지 전달하고, 반대로 미세내시경에 맺힌 생물의 체내 이미지는 다시 현미경에 맺히게 하는 원리다.

좁은 재물대에 올릴 수 없는 생물을 현미경 본체 밖 여유 공간에 두면서, 미세내시경을 생물 장기에 넣고 이와 연결된 현미경으로 내부를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김 교수팀은 또 관찰 대상을 배치하는 공간이 넓어진 점을 활용해 미세내시경이 결합된 대물렌즈를 0°에서 360°까지 회전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로써 생물의 장기 내부를 수직, 수평, 사선 등 다양한 방향에서 볼 수 있게 되면서, 원하는 각도의 생체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정확하게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편, 이 시스템은 연결 장치(어댑터, 대물렌즈 마운트) 사양이 표준화돼 있어, 바이오 관련 실험실에 있는 대부분의 기존 현미경과 결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췄다. 이같은 높은 상용화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미 국내에는 특허 등록이 완료됐으며, 해외에도 현재 특허 출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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