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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한 세 아들딸도 오롯이 내 아이들이죠”■ 인터뷰 - 건강한 입양가정지원센터 이설아 대표
채희걸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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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2  09: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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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의 확산에 따른 별거·이혼, 미혼모의 증가로 부모로부터 양육이 포기된 아동이 늘고 있다. 입양에 대한 국민의 균형잡힌 인식을 높이고 입양가정의 건강한 적응과 입양 후 성장을 위한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건강한 입양가정지원센터’의 이설아 대표를 만났다.
3남매를 입양해서 키우는 이 대표로부터 입양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함께 슬기로운 입양자녀키우기에 대한 유익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입양자녀의 슬픔을 혼자 삭이게 두지 말고
 입양부모와 마음을 열고
 개방적으로 대화해 주는 게 매우 중요  

   
 

자녀계획 없이 학원 경영 중
학생으로부터 엄마가 돼 줬으면
하는 말에 입양 시작

먼저 이 대표가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게 된 동기부터 들었다.
“저는 서른 한 살에 결혼을 하면서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미술을 가르쳤어요.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이 없이 편하게 사는 것도 괜찮다 싶어 자녀계획이 따로 없었지요.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아이들이 각자 개성과 재능에 맞게 성장하는 걸 돕는 게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어느 날 제가 가르치는 아이가 저한테 다가와 ‘설아 선생님이 우리 엄마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제 가슴에 깊이 남더라구요. 이때가 2007년 제 나이 34세였는데 ‘내가 낳지 않은 아이의 엄마가 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입양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어요. 남편에게 입양 얘기를 꺼내고 1년 정도 준비하다 35세 때 첫 아이로 한 달 된 남자아이를 입양했어요. 너무 행복하고 좋더라구요. 그런데 아이가 클수록 혼자 지내는 게 안쓰러워 형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과 긴 고민끝에 이번에는 다섯 살 여자아이를 누나로 입양하게 됐죠.”

남매를 만들어 주고싶어 세 아이 입양
‘피도 섞이지 않는 아이를 자식으로 삼는 게 두렵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큰 아이를 입양하려니 두려웠어요. 갓난아이를 입양했을 때보다 훨씬 두려웠지요. 실제 어려움도 많았어요. 다섯 살 딸아이를 맞을 때는 아이와 가까워지려고 주말마다 부부가 보육원을 드나들었는데 낯선 우리에게 마음을 열지 않더라구요. 가까워지려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수없이 반복,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했어요. 낯선 우리부부에게 신뢰를 보이지 않으니 관계호전이 쉽질 않아 1년이 걸리더라구요.
첫 아이를 만났을 땐 갓난아이라 거부감이 전혀 없었는데 다섯 살이던 딸아이를 만나는 동안은 저희를 안 만나려고 떼를 쓰기도 하고 관계가 진전되지 않다보니 갈등이 너무 많이 되더라구요. 이때 남편이 저에게 ‘저 여자아이의 손을 잡지 않고는 보육원을 나가지 않겠다. 무조건 저 아이가 우리 딸이 될 때까지 노력을 다하자’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이런 남편의 집념으로 결국 우리는 가족이 됐지요.

딸아이를 집에 데려와 키우면서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딸아이가 살아온 방식과 좋아하는 게 있고, 우린 우리대로 살아온 방식과 딸아이에게 베풀어 주고 가꿔 주고 싶은 게 있잖아요 이런 것을 두고 충돌하다보니 이 작은아이랑 기싸움까지 하게 되더라구요. 이런 대치상황에서 부모가 힘이 더 세잖아요. ‘이러다간 딸아이를 잡을 수가 있겠다’, ‘저 아이가 나보다 적응이 훨씬 더 힘들겠지’라고 생각을 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딸을 대하니까 조금씩 문제가 해결되더라구요.”
이렇게 키우는 입양자녀들은 생부·생모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이런 답을 했다.
“기억은 없겠지만 자기가 생부·생모한테 태어나서 양육이 포기돼 지금의 부모를 만났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자기를 낳아줬던 분이 왜 자신을 키우지 않고 입양보냈는지 이해할 수가 없죠. 낳아준 부모가 자신을 포기했다는 사실에 상실감을 느끼지요. 그래서 입양자녀의 슬픔을 혼자 삭이게 두지 않고 입양부모와 마음을 열고 개방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매우 중요해요.”

입양자녀 보통가정과 똑같이 부모자식관계 친밀
입양자녀가 부모를 잘 따르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그럼요. 보통의 가정하고 똑같이 부모자식 관계처럼 친밀하죠.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면서 입양과 관련된 여러 어려움을 같이 해소해 나가는 게 조금의 차이점이에요. 첫째 딸은 중학생으로 14살, 둘째 아들은 12살, 막내아들은 8살인데 보통 남매들처럼 아웅다웅 싸우며 잘 크고 있어요. 삼남매 모두 입양됐다는 공통점이 아이들에겐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막내가 형한테 ‘형 입양되기 전에 이름이 뭐였어? 누나는 어디에서 태어났지?’ 이런걸 쉽게 물어요. 만일 형제 중 자신만 입양이 됐다면 이런 얘긴 쉽게 못꺼내겠죠.”

친부모로부터 받은 생물학적 유산과
양육 부모가 지닌 삶의 유산
두 강점을 살리는 양육에 기대 커

입양자녀들이 내 자녀가 됐다는 기대와 안도감을 느끼느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그럼요. 그렇게 된 지는 오래 됐어요. 완전히 제 아이들이지요.”
그러면서 이 대표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 아이들이 경험한 남다른 인생의 과정이 오히려 강점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은 친부모로부터 받은 생물학적인 유산과 우리로부터 받은 삶의 유산, 이 두 가지를 통합한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성장하게 되거든요. 남이 갖지 못한 시각과 감성을 갖고 있다는 건 굉장히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가진 능력과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게 우리 부모의 몫인 것 같아요.”

입양의 어려움 도울 전문서비스 만나기 힘들어
‘입양가정지원센터’ 설립하게 돼

이 대표 역시 세 자녀를 양육하는 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공개입양의 역사가 짧았던 국내에서는 입양전문가와 전문서비스를 만나기가 어려웠다. 입양자녀를 양육하며 겪는 여러 어려움은 개인이 풀어나갈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생애주기에 맞춰 전문서비스가 제공돼야 할 영역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큰 딸을 입양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공부는 입양가족을 위한 전문가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숭실대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에서 입양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15년엔 입양가정의 사후서비스를 담당하는 비영리기관인 ‘건강한 입양가정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의 ‘입양부모학교’는 이미 수백 가정이 수료하고 도움을 받은 대표적인 입양부모교육 프로그램으로 입양가정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 ‘난임입양부모학교’와 ‘유자녀입양부모학교’로 세분화해 진행하고 있다.
한편, 공개 입양가정의 가장 큰 과제라 할 수 있는 자녀와의 입양말하기를 돕는 ‘입양말하기세미나’가 1년에 2회씩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입양의 세 당사자인 친부모, 입양인, 입양부모가 한 달에 한번씩 모여 서로의 삶에 격려와 지지를 건네는 ‘입양삼자 지원모임’을 통해 성인입양인과 친부모의 사후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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