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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백 예찬송명견 교수의 재미있고 유익한 옷 이야기(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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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2  09: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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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값싸고 제작 쉬운
세계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핸드백 만들까…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특별히 우리의 시선을 끄는 허리띠가 있다. 신라의 고분에서 발굴된 5~6세기경의 과대(銙帶)다. 금이나 은으로 만든 과판을 허리에 두르고, 그 과판에 여러 줄의 장식(요패라 함)을 늘어뜨린 허리띠다. 요패 맨 끝에는 그물, 물고기, 족집게, 숫돌, 초롱 등 당시 생활필수품들의 축소 모형이 매달려있다. 과대는 신라에서 가장 발달했으나 삼국이 다 사용했고, 고대 중국에도 있었다. 유목생활에 필요했던 물품들을 허리춤에 달고 다니다가, 계급이 분화되고 농경문화로 정착하면서 권위와 부를 상징하는 장식물로 ‘진화’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렇게 필요한 물품들을 넣어 손에 들고 다니도록 만들어진 것이 바로 핸드백이다. 문화가 발달하고 생활양식이 변하면서 핸드백도 더불어 변화를 거듭해왔다. 기원전 9세기경의 앗시리아 부조에 오늘날 핸드백과 매우 유사한 핸드백이 있다. 인류 최초의 핸드백이라고도 한다. 지금 들고 나가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은 형태지만, 이것이 유럽이나 기타 다른 곳에 퍼져 오늘날의 핸드백으로 연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대 로마인들은 허리에 주머니를 차고 열쇠 등 중요한 것을 넣고 다녔으며 그것을 주머니(pouch) 또는 백(bag)이라고 했다. 특히 유럽에서 십자군원정 후에 벨트에 주머니를 달고 다니는 것이 크게 유행했었다. 우리 선조들 역시 허리띠에 주머니를 매달았다.

그 주머니를 손으로 들게 된 것은, 19세기 들어서였다. 비단이나 벨벳으로 예쁘게 만들어 하늘거리는 엠파이어 드레스에 맞춰 들었다. 20세기엔 세계의 여성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명품 핸드백들도 대거 등장했다. 몇 백만 원에서 천만 원이 넘는 고가로, 아무나 들 수 없는 귀하신 몸이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핸드백이 패션의 완성이라고 했다. 이제 핸드백은 필요한 것들을 넣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토털패션의 일부로 과시성이 큰 장식품이 돼버렸다. 여성들이 핸드백에 집착하는 이유다.

21세기 들어 재미있는 손가방이 등장했다. 이른바 ‘에코백’이다. ecology(생태학)에서 유래한 말로, 면처럼 자연에서 분해되는 재료로 만든 친환경 가방을 지칭한다. 동물가죽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며, 세계적인 연예인들도 동참하면서 에코백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가볍고 값싸고, 만들기 쉬워 개성 있는 에코백들이 많이 등장했다. 아무 옷에나 어울릴 수 있고 거기다 친환경적이라니 일석삼조다. 친환경과 거리가 먼 합성섬유로 된 가짜 에코백까지 많이 등장하며 흔해졌다.

무거운 가방이 도마에 올랐다. 체중의 10~15% 이상의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경우, 폐용량이 감소되고 상체가 앞으로 쏠리거나 고개가 숙여지는가 하면, 자세와 보행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은 근골격계의 통증과 척추변형을 유발하게 된다는 경고도 나왔다.

자연분해가 되는 에코백이라면 더 없이 좋겠지만, 설령 가짜 에코백이라 해도 가볍고, 값싸고, 만들기도 쉬워, 세계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핸드백을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좋은 핸드백이 오래 오래 유행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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