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장관 “기후변화 대응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 중”

▲ 지난 19일 농업분야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농식품부 이개호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기후변화를 더 나은 기술개발 위한 기회로 삼아야
국내 아열대작물 재배면적, 10년 동안 7.8배 증가
전남, 기후변화 대응 농업클러스터 조성에 800억 투입

지난해 봄에 발생한 이상저온으로 무려 6만121ha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고, 여름에는 111년만의 폭염으로 농작물의 성장에 막대한 지장을 줬다.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30년 간 1.2℃ 상승하면서 기후의존적인 농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권오상 교수도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세계 농업생산액은 2.64% 감소, 연간 손실액은 3300억 달러에 달하고, 우리나라도 농업생산량 지수가 3.3% 줄고, 가격은 7%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 교수의 예측처럼 기후변화는 당장 재배지역 변화, 병충해 피해 증가, 농업용수 확보 곤란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장기적으로 식량안보, 고령화된 농업인의 건강, 식품안전성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정부가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도서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관한 ‘기후변화 대응 국회 토론회’가 열려 농업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 장관은 “정부는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ICT 융합기술을 활용한 ‘농장 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농작물 재해보험의 품목과 보장범위 확대, 아열대 작목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학균 환경·자원연구센터장은 “그간의 온실가스 감축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되, 이를 기존의 관행적인 농법에서 벗어나 나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쌀은 재해를 잘 견디고 고온숙성이 잘되는 신품종을 개발하고, 작물생산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결합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센터장은 “돌발해충과 외래해충이 증가함에 따라 현재 종합위험 보장 상품 2개 품목(벼·감자)에서 복숭아, 포도, 콩, 고추, 오디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어 “노후화된 논의 수리시설을 보강하고, 용수부족을 겪는 채소 주산지 중심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시설을 늘리거나 체계적인 관정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도입에 아직은 적극적이지 않다. 한 설문조사에서 벼 농가의 경우, 이앙시기를 조절하거나 신품종을 도입할 의향이 없는 이유로 수확량 감소, 경영비 상승, 번거로움, 온난화가 수확량을 감소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농촌진흥청 서형호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은 2008년 44.2ha에서 341.3ha로 무려 7.8배 늘어났고, 도별 비중으로 보면 전남이 26.2%, 제주 14.4%, 경남 14.3%의 순이었다”고 설명하며 “이는 아열대작물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인식한 결과로, 10a당 망고는 2800만 원, 패션프루트는 1300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 소장은 “하지만 대규모 시설투자와 유지관리비로 인한 경영부담, 취약한 재배기술 연구와 기술지도, 생육환경 변화에 민감한 특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하며 “우리 연구소가 아열대작물 연구의 컨트롤 타워로서 유전자원 도입, 적응평가, 안정생산, 소비확대 기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는 수확기가 다양한 하우스재배용 망고, 추위에 강한 올리브, 수확량이 많은 여주, 채소용 그린파파야 등 채소 8종, 과수 7종의 재배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남농업기술원 손동모 원예연구소장은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남은 이미 여러 농가들이 높은 소득을 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강진에서 여주를 재배하는 농가는 차와 즙으로 가공해 900만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고, 해남의 오크라 재배농가, 화순의 얌빈 재배농가 등이 있다”고 사례를 발표했다.

손 소장은 “전남은 앞으로 국비 800억 원을 투입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아열대작물 재배연구센터, 농업연구소, 기후변화 농업체험 교육장 등을 건립하고, 또한 40억 원 예산으로 올해부터 2022년까지 아열대작목 권역별 특화 주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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