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기획 - 농촌성평등의 첫걸음, 가족경영협약

▲ 수원 등 지자체도 성평등 실현을 위한 양성평등 교육의 확산에 나서고 있다.

본지는 2019년 연간기획 주제를 ‘평등한 농업․농촌, 살맛나는 농촌여성’으로 정하고 농업․농촌에서 농촌여성의 낮은 지위와 성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특집기사를 싣는다. 그 일환으로 ‘농촌 성평등의 첫걸음, 가족경영협약’이란 신년기획특집을 내보내고 있으며, 이번 호는 그 마지막 회로 ‘가족경영협약 활성화 방안’에 대해 각 기관 담당자와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양성평등, 그리 멀리 있지 않다. 가족경영협약으로 출발”

가정은 한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작은 집단이므로 이곳에서부터 양성평등이 시작돼야 함은 당연하다. 가족경영협약은 이의 실천을 위한 방편으로 가족이 함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계획을 함께 세우는 계획성 있는 가족과 농가 경영의 한 방편이다.
양성평등은 남성을 위한 것도, 더구나 여성을 위한 것도 아니다. 결국 부부 모두가, 가족 모두를 위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나아가 국가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

가족경영협약에는 목적, 경영계획의 수립, 경영의 역할부담, 이익분배, 근로조건, 장래의 경영이양, 건강한 가족형성과 가족의 미래계획을 담는다. 즉 부부가 가족이 함께 미래 계획을 세우고 약속하는 자리다.
과거 농촌사회에서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농업 환경도 많이 바뀌어서 이미 농촌에서의 고용노동력 등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남성농업인을 앞서고 있다. 최근 채소, 과수, 화훼 등과 같은 밭작물로 영농형태가 옮겨가면서 여성노동력에 의존하는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즉 여성농업인이 직업적 역할과 역량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2001년 여성농업인 육성법을 마련하고, 5년 단위의 여성농업인 육성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올해 4차 여성농업인육성기본계획(2016~2020년)의 4차년도 시행계획이 발표됐다. 2019년 시행계획의 첫 번째 전략과제가 바로 ‘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의 구현’이다.

▲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박법제 사무관

강사 양성이 가족경영협약 확산의 지름길
‘가족경영협약을 통한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정부는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의 박법제 사무관은 “올해 양성평등의 확산을 위해 가장 역점 둔 부분이 바로 교육”이라고 답변했다.
박 사무관은 “농식품부는 양성평등 교육의 확대를 위해 양성평등 교육 강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 농촌진흥청 전 지도직 공무원 중심으로 가족경영협약 강사 양성 사업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족경영협약을 위한 유능한 강사 확보로 가족경영협약 교육과 참가 인원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점진적으로 교육 확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사무관은 “가족경영협약의 효과 확대를 위해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등에서 건의해온 가족경영협약 교육 농가에 대한 정부 포상 방안 역시, 추천이 들어오면 검토해 가족경영협약의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2019년 여성농업인 육성정책 시행계획에도 포함됐듯이 결국 가족경영협약은 성주류화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성주류화란 여성이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주류 영역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의사결정권을 갖는 형태로 사회 시스템 운영 전반이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양성 평등을 일상으로~
각 지자체 양성평등 교육 중요성 인식

가족경영협약과 비슷한 유형의 성평등 교육은 각 지자체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수원시의 경우, 시민에게 성 평등을 교육하는 ‘시민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수원시는 올해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시민 모니터단’ 5기는 시민들을 찾아가 ‘성 평등’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로 활동하게 했다. 시민 모니터단은 ‘성평등을 마을로!’라는 주제로 동(洞)에서 성평등 교육을 한다. 2019년엔 8개 동, 2020년에는 모든 동에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원지역 여성들은 직접 성평등 기본 조례 표준안을 마련했다. 이들 모니터링단에는 춘천여성민우회 등이 참여해 강원도와 각 시군 조례를 성인지 관점에 따라 살펴보고 성차별금지, 성차별 예방교육 내실화, 성 주류화 조치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표준안을 마련했다.

성 주류화를 위해 각계 각층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가장 기본은 가정이다. 우리의 큰 변화를 위해선 일상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우선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경영협약은 그 시작이다.
한국의 가부장적 제도의 상징이었던 호주제 폐지가 2005년 가능했던 것은 호주제 폐지를 여성의 문제도 더구나 남성의 문제도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인식했기에 가능했다.
부부와 가족의 동반자적 가족문화를 형성하고 가족끼리 경영목표를 공유하며 역할을 분명히 함으로써 남성과 여성 등 가족 개개인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농가의 가족경영협약의 확산 역시 가족의 관심과 나아가 사회와 정부의 관심이 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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